그냥,,,그저,,,그렇게

최영미/선운사에서

monomomo 2006. 12. 14. 01:31

 

 

 

 

선운사에서

                                                      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