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비밀번호를 잊은 자물통
다시는 열수 없는 빗장
고스란히 남은 기억
소란스러운 머릿 속
해갈되지 않는 목마름
숨
숨
숨
숨소리
순백의 질주
관계의 불불명함
내 생애를 다 살고
그 전생을 거슬러 올라가 더듬어도
풀릴 것 같지 않는 절대 미궁의 난제
아무것도 아니었고
아무것도 아닐 것이며
아무것도 아니다.
드러눕고 싶어도 기댈 수 없는
미망을 품고 나를 향한 칼끝에 찔려 죽어가는 한이 있어도
이미 관통하고 지나간 화살을
어디로 간 것인지 궁금해 하지도 말것이며
찾을 필요는 더 더욱 없지
한 생애를 이렇게 살다 죽는 한이 있다해도
괄호 안에 묶여 버린 시간 속에 또렷하게 살아나는 기억들
돌아 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
화려한 도시의 후미진 뒷골목 처럼
눈에 보이지 않아도 청각과 후각 안에 살아 숨쉬는
그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