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ay From Her 어느 해 겨울, 이른 저녁을 먹고 산책을 나갔다. 상원사 입구에 있는 전나무인지 삼나무인지 가로수가 쭉 펼쳐진 곳으로. 눈이 무지무지 많이 내렸던 날이었는데 걸으면 걸을 수록 멀어지는 절집을 뒤돌아 보며 되돌아 가야 하는데,,,되돌아 가야 하는데,,,를 되뇌이며 앞으로 걸었다. 해질녘, 슬로프를.. 시나리오.영화 2008.03.30
잠수종과 나비 - Le Scaphandre Et Le Papillon 잠수종과 나비 - Le Scaphandre Et Le Papillon 4개월 3주 그리고 2일이란 영화와 잠수종과 나비를 봤다. 두 영화 다 영화가 끝이 나고 쉽게 일어나기 힘든 영화였다. 광화문에 있는 시네 큐브에서 봤는데 관객이 그다지 많지 않아 다른 영화처럼 시간마다 하는 게 아니라서 바쁜 사람들이 쉽게 보기는 어렵다. .. 시나리오.영화 2008.03.11
꿈을 이뤄내는 일. 영화계에 들어와 영화 만들기를 하다가, 어느날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어떤 연유로, 무엇이 계기가 되어 지금 이곳에 있는가? 그냥 좋아서라고 말하기엔 부족한 느낌. 생각 해 봤다. 언제부터 영화 만들기를 꿈꿔 왔는지. 확실하게 그 시점에 대한 기억은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언제부터였는지.. 시나리오.영화 2007.01.28
시네마 파라다이스. 한 작품 내지는 두 작품, 혹은 준비만 하다가 감독 데뷔도 못한 실패한 감독들이 만났다. 일생에 싫어하는 이따위 유유상종이 또 있으랴 싶은 사람들. 어쨌든 나보다 더 잘난 감독들이긴 하지만 실패한 감독들에게 있었던 추억, 그들의 시네마 파라다이스들이 있었다. 일테면 후일담 같은 이야기들이 .. 시나리오.영화 2007.01.27
쓸쓸한 날엔. 쓸쓸한 날엔 벌판으로 나가자. 아주 쓸쓸한 날엔 벌판을 넘어서 강변까지 나가자. 쓸쓸한 날엔 벌판으로 나가자. 아주 쓸쓸한 날엔 벌판을 넘어서 강변까지 나가자. 조동진의 어떤날이란 노래의 첫 구절이다. 그랬다. 쓸쓸한 날엔 벌판이 보고 싶다. 벌판을 지나서 강변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 시나리오.영화 2006.03.15
-참 잘 했어요. ★★★★★- 받기는 그른 것 같다. 어릴 적 연필심에 침 발라가며 뒷 장까지 자국이 남을만큼 꾹꾹 눌러 써서 숙제를 하던 기억이 있다. 숙제 검사가 끝나면 노트 밑에 선생님이 써 주신 글자. -참 잘 했어요. ★★★★★- 하늘을 날듯 기뻐했던 기억들, 기억들. 지금은? 숙제를 내 주는 사람도 없고 숙제를 검사할 사람도 없다. 그러니 -참.. 시나리오.영화 2006.03.11
"저 목 말라요. 물 좀 주세요!" "저 목 말라요. 물 좀 주세요!" 내가 만든 단편영화의 주인공이 내 �는 첫 번째 대사다. "당신은 참 좋겠소! 거 왜 있잖소? 괜히 맘이 가는 사람, 그런 사람하고 살아서 참 좋겠소!" 그 단편영화에서 기차 안에서 한 승객이 앞에 앉은 부부 중 남편에게 던지는 대사다. "내가 아닌 것이라면 무엇이든 괜찮.. 시나리오.영화 2003.12.24
오래간만의 나들이. 오래간만에 친구들을 만났다. 지금은 그때와 많이 달라진 상황인데도 되돌아가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암울했던 시기를 함께한 동지로서 격려하고 위로하고 갈구고 다독이며 오랜 시간을 같이했다. 힘들고 어려웠던 무용담들을 나누며 우리는 모두 10년 전 조감독하던 시절로 돌아가 벌거벗은채로 이.. 시나리오.영화 2003.06.11
차라리 꿈이었으면.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특히 요즘처럼 전문인이 많이 필요로 할 때는 자기 자신만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노하우를 축적하여 전문가가 되는 일이 중요하다. 그런데 전문가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그러기 위해선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해야 하고 거.. 시나리오.영화 2003.05.26
서울 비는 부산 비와 다르다. 서울에서 맞는 비는 분명 부산비와 달랐다. 부산에서 비가 오는 날이면 일단 화가 나고 답답했다. 그러나 서울에서 비가 오니 맘이 차분해지고 부침개가 먹고 싶고 그런다. 비는 같은 비인데 처한 상황이 다르니 비를 대하는 맘이 달라진 것이다. 어젯밤. 피디와 스크립터와 편집기사와 편집실에서 밤.. 시나리오.영화 2003.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