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인 / 달팽이 외 달팽이 / 김사인 귓속이 늘 궁금했다 그 속에는 달팽이가 하나씩 산다고 들었다 바깥 기척에 허기진 그가 저 쓸쓸한 길을 냈을 것이다 길 끝에 입을 대고 근근이 당도하는 소리 몇 낱으로 목을 축였을 것이다 달팽이가 아니라 도적굴로 붙들려 간 옛적 누이거나 평생 앞 못보던 외조부의 골방이라고도 .. 횡설수설 2009.08.10
재수없는 날, 재수없는 사람 된 날 들어서 재수없는 말 가운데 "에이, 재수없어" 이 말보다 더 재수없는 말도 드물 것이다. 그래서 그런 말, 즉 악담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니 그런 말을 들을 행동을 하고 싶지 않는 것은 당연지사. 헌데, 난 오늘 그런 재수없는 사람이 되었다. 그들이 나에게 재수없다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표정으.. 횡설수설 2009.08.03
시골 집에 다녀오다. 시골집 마당과 꽃밭 가까이 가보니 배도 몇 알 달려있다. 그런데?? 이 무스그 벌레?? 90이 넘은 엄마 혼자 사는 집이라서 농기구 쓸 일이 없어서 저렇에 녹슨 낫을 찾아 들 수밖에 없었다. 전지를 하고나니 마치 이발을 한 머리처럼 말끔해졌다. 당연히 벌레들도. 쨔식들도 맛을 아는지 새로 난 가지에만 .. 횡설수설 2009.07.02
그 많던 컵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어떤 작가는 오전 반나절은 점 하나를 찍고 남은 오후 반나절은 오전에 찍은 점을 지우느라 하루를 보낸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오전 반나절은 물건을 잃어버리느라 보내고 남은 오후 반나절은 잃어버린 물건을 찾느라 다 보낸다. 이거 이거 물건마다 음성 인식표를 달든지 해야 살지 살 수가 없다. 취.. 횡설수설 2009.06.26
해바라기 사랑 저렇게 지 몸을 비틀어 가면서까지 이깟 고통쯤 참아야 꽃을 피울 수 있어서 해를 향한 몸짓이 때론 꺽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것만이 살 길이라며 고개를 숙인채 웃고 있는 해바라기. 횡설수설 2009.06.21
농활 후기 - 마음으로 웃어야 웃는 거지요. 은평 시민 넷 회원들은 해마다 봄 가을로 농활을 간다. 난 몇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여차저차한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다. 이번엔 꼭 참석하리라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농활 계획이 선약이 있는 날로 갑자기 잡히는 바람에 잠시 망설이다가 선약을 미뤘다. 아침 일찍 출발을 했지만 노는 토요일이라 그.. 횡설수설 2009.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