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전 담배를 한대 피우기 위해 예술의 전당 뒷 마당으로 나갔다.
담배를 피는데 달이 덩그마니 떠 있었다.
처음부터 좌우 대칭이 맞지 않는 저 자세가 부담스러웠다.
자꾸만 나도 몸이 옆으로 기우는 것 같았다.
나가서 바로 서게 해주고 싶을 만큼.
저 자세로 계속 무엇을 해야 한다면,,,
아..난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들으면서 내내 생각했다.
저 좋은 악기로 왜 저렇게 듣기 힘든 소리를 낼까,,,
이 땅에서 저 악보를 다 사라지게 해야 해,,,
그런데 같이 간 동료들,,,
좋단다.
인간적이고, 철학적이며, 심오하기까지 하단다.
훔,,,그렇게 들리는 수도 있구나.
난 뭐,,,귀로 들어서 좋으면 좋고
가슴으로 느껴지면 좋은 음악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라
현대 음악가가 어떻고,,,등등,,,네이버 검색창에 쳐서
지식인에게 물어 보면 답이 나오는 이론적인 사고를 하는 그런 고매한 청취자가 아닌 관계로다가
어려웠다.
언젠가 야니 공연을 갔다가 주리를 트는 줄 알았었던 기억이 떠 올랐다.
나야 어른이니까 어쨌든 그래도 잘 들었다.
내 옆 날개 부분에 앉은 중학생으로 보이는 듯한 소년이 있었는데
입을 헤벨레 벌리고 자더니 급기야는 코를 골았다.
아주 솔직해 보였다.
속으로 생각했다.
-넌 된다-
하하하
어쨌든 그래도 좋았다.
같이 간 동료들과의 시간들이.
연주가 끝나고 나오다 달을 또 봤다.
달은 늘 아득하다.
그리고 또 아늑하기도 하다.
달은 내게 있어 어떤 그리움이다.
블랙 러시안 한잔 마셨다.
오늘 연주한 곡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곡 하나 올려 본다.
Bach - Sonate pour Flutet basse continue en mi majeur, BWV 1035
1 - Adagio ma non tanto
2 - Allegro
3 - Siciliano
4 - Allegro ass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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