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보니 인생, 뭐 별 거 없더라.
죽을 때까지 살아있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탁탁 타들어 가 목젖이 말라 붙어 숨 찬 이 아침.
이룰 순 없더라도 최소한 꿈 꿀 줄은 알았던 내가 없어졌다.
그럼 너는 누구니?
무기력의 정점에서 기댈 곳 없는 마음을 잡느라 강다짐을 해봐도 아무 것도 안 보인다.
비가 온다.
처마 밑에 앉아있다 비가 그치기만 기다리는 우기의 새.
과연 날고싶기는 하는 거니?
몰라.
아무 것도 모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