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이 몇몇 지인들을 집으로 초대를 했다.
정갈하게 나물을 무치고 갈비찜도 맛있게 만들고 잡채 등등 맛갈스럽게 한상 차려주셨다.
식탁이 아닌 상이였다.
식사를 마친 후 차를 마시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오는 길에 누군가 무농약 친환경 호박 한 덩어리를 주면서 죽을 쑤어 먹으라고 보내셨다고 하나 나눠 받은 선배님.
그 호박을 어찌 해야 하나 고민 끝에 결국 우리집 행.
칼도 안 들어 갈 만큰 단단한 호박을 내 몸무게를 실어 겨우 쪼개서 쪄서 믹서에 갈아 팥을 삶아 넣고 쌀가루 익반죽을 해서 옹심이를 넣어 처음으로 호박죽이란 걸 쒀 봤다.
죽 양이 좀 많을 것 같아서 나머지는 그냥 찐채, 나머지는 송편을 만들고 남은 것은 부침개를 부쳐서 갓물이 벤 동치미 좀 싸서 선배 집으로 갔다.
그리고 그들 가족과 함께 맛있게 먹었다.
단호박 죽 절대 달지 않았다.
돈 주고 사 먹는호박 죽에 얼마나 많은 설탕이 들어 간지 호박죽을 쒀보고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