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냐? 나도 아프다!
남녀노소, 빈부의 차이 없이 모두들 아픈 세상입니다.
몸도 아프고 마음도 아픕니다.
사는 게 바빠서 맘 놓고 아플 수도 없습니다.
맘 편히 속 얘기를 나눌 사람도, 공간도 없습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노래, 악기, 그림, 사진, 목공,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함께 작업하면서 서로를 치유하고 마을을 치유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오며가며 늘 마주치는 이웃들 중에서 예술 분야에 재능과 열정이 있는 분들이
함께 공부하며 모임을 이끌어갈 것입니다.
살아가면서 아름다운 노래 한 곡, 감동적인 그림 한 점, 따뜻한 말 한마디가 가져다주는
위로와 치유의 효과를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동네예술치유학교를 통해 너와 내가, 그리고 온 이웃이 함께 행복하기를 희망합니다.
자, 그럼 우리가 마음 설레며 준비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을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
<1> 동네예술가들 다 모여라~
우리 동네에는 마음이 따뜻한 예술가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술의 진정한 목적이 단지 기술의 습득만이 아님을 아는 분들입니다.
예술작업, 혹은 예술행위를 통해 자신과이웃의 마음을 돌봄으로써
마을공동체에 치유와 평화의 기운이 퍼져나갔으면 하는 소망을 품고 있습니다.
이런 예술인들에게는 안정적인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일자리를 지원하고,
삶에 지친 이들에게는 위로와 치유가 되는 예술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목적입니다.
<2> 세대공감, 따로 또 같이 동네 노래단
먼저 어린이, 청소년, 성인 노래단을 구성합니다.
이들이 각각 모여 일주일에 한번씩 노래 연습을 합니다.
자신들의 마음을 대변해 줄 수 있는 노래들이 되겠죠.
노래의 형식도 다양할테구요.
그리고 세대가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도 연습을 합니다.
각자 어느 정도 연습이 되면 함께 모여서 노래를 맞추어봅니다.
음정을 맞추고, 박자를 맞추다 보면 화음이 어우러지고
서로의 마음도 어우러지게 될 것입니다.
함께 어우러진 마음으로 노래가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갈 것입니다.
따로 또 같이!
<3> 마음 들여다보기
동네예술치유학교를 기존의 문화센터와 구별되게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강사들을 위한 연구모임과 심리치료 워크샵을 정기적으로 진행할 것입니다.
또한 수강생들을 위한 심리상담 프로그램도 제공됩니다.
집단상담의 놀라운 치유력을 경험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4> 골목축제와 마을장터
노래단에서 혹은 악기연주 동아리모임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음악회나 축제를 통해 발휘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창작동아리에서 만들어진 작품들은 마을장터를 통해
전시도 하고 판매도 할 것입니다.
우리 동네에서는 이미 일상적으로 크고 작은 음악회와 축제, 장터가 열리고 있는데
동네예술치유학교가 참여함으로써 더욱 내실이 있고 풍성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제안자 소개
비영리민간단체인 ‘마을n도서관’은 어린이도서관 설립을 시작으로
다문화사업, 청소년지원사업, 안전한 먹을거리사업으로
관심과 활동의 영역을 넓혀온 여성들의 일공동체이자 교육공동체입니다.
활동가들 대부분이 은평구에서 수십 년을 살아왔을 정도로
지역에 대한 애정이 남다릅니다.
오랜 지역 활동을 통해 맺은 탄탄한
네트워크도 우리의 든든한 자원입니다.
이제 우리는 그간의 활동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치유공동체를 꿈꿉니다.
사회활동을 한다면서
자신에게, 동료들에게, 나아가 지역사회에
수없이 상처를 주고 받으면서 의미를 상실하고 아파했던 경험들이
우리들에게 치유공동체를
갈망하게 했습니다.
여기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글이 있습니다.
내가 젊고 자유로워서 상상력의 한계가 없을
때
나는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꿈을 가졌었다.
그러나 좀 더 나이가 들고 지혜를 얻었을 때
나는 세상이 변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내 시야를 약간 좁혀 내가 살고 있는
나라를 변화시키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그것 역시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나는 마지막 시도로 나와 가장 가까운
내 가족을 변화시키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아아, 아무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제 죽음을 맞기 위해 자리에 누워
나는 문득 깨닫는다.
만약 내가 내 자신을 먼저 변화시켰더라면
그것을 보고
가족이 변화되었을 것을,
또한 그것에 용기를 내어 내 나라를 더 좋은 곳으로
바꿀 수도 있었을 것을,
그리고 누가 아는가,
세상까지도 변화되었을는지.
- 웨스트민스터 대성당 지하묘지에 있는
어느 성공회 주교의 묘비명에서 -
우리는
세상입니다.
우리가 변하면 세상이 변합니다.
세상이 변하는 일에 마음을 나누어 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