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그저,,,그렇게

잊기 위하여 혹은 잊지 않기 위하여

monomomo 2005. 4. 10. 07:43

 

 

지금은 아침 7시 23분.

또 밤을 꼴딱 새고야 말았다.

벌써 수년째 계속 잠을 자지 못하고 있다.

최면치료도 받아 보았고 정신과 치료도 받아 봤지만 효과는 별반 무.

수면 보조제를 복용하고 잠을 청하기 시작한지 올해로 딱 10년.

그 동안 미국에서 공수하거나 직접 사와서 먹기 시작한 멜라토닌의 빈병만도

몇십병인지 모른다.

영화를 사랑하는지 어쩐지 지금은 감도  없다.

다만 영화를 하고 있을 때 가장 행복했었고 살아 있는 듯한 느낌이 강렬하게 들었던 거 같다.

어쩌면 이 깊고 깊은 우울의 원인이 원하는 영화가 뜻대로 되지 않기 때문일지도.

 

벚꽃이 필 것이다.

올해는 봄이 더디 오는 거 같다.

이맘때 쯤이면 벌써 벚꽃이 피었어야 하는데.

그해 봄

봄에, 혹은 꽃에 미쳐서라고 핑계를 대지만

그 봄에 홀리거나 벚꽃에 홀려있던

한 홀린자의 눈빛에 홀려서

달뜬 봄을 보냈던

10년전, 그해처럼 봄이 유난히 더디 오는 것 같다.

 

그 사람 산으로 간지 올해로 10년.

큰 맘먹고 절엘 갔다.

산허리를 잘라 만든 구비구비 돌고 도는 산길을 달리며 수십분 동안

혹가다 보기라도 하면 어쩌나

뭐라고 말할까?

눈물이라도 나면 어쩌지?

못 만나면 어쩌나?

나중에 한번 또 오지 뭐.

봐도 걱정 못 봐도 걱정인채

절이 참 단아 하구나

공기가 맑으니 건강엔 좋겠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산사만 한 바퀴 돌고 내려왔다.

 

그리고 계속해서 왜 사는지 몰라서 이리 헤매고 있다.

 

여배우 이은주가 죽은지도 벌써 두달이 다 되어 간다.

유난히 좋아하던 배우여서 그런지

그녀의 죽음이 나를 더 우울하게한다.

그녀가 죽고 나서도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것.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래도...

정말이지...

미련한 것은...

계속 살아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냥,,,그저,,,그렇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바탕 놀다가자.  (0) 2005.04.14
우담바라  (0) 2005.04.13
동자승  (0) 2005.03.26
오랜만입니다.  (0) 2004.11.19
立春大吉  (0) 2004.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