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그저,,,그렇게

텃밭

monomomo 2008. 5. 8. 12:29

입 맛이 통 없다.

무얼 먹어도 맛을 느낄 수가 없다.

헌데도 등짝은 보리 서말을 갈고도 남을 만큼 넓고

궁댕짝은 볏섬지기가 나올 만큼 튼실하다.

씹는 게 도시 귀찮다.

하도 입맛이 없어서 며칠 전엔 낙지를 사다가 죽을 쑤어 먹었다.

시골에서 상을 당했을 때 먹는 음식이다.

낙지 다섯마리를 넣고 찹쌀이랑 폭폭 끓여 먹었다.

후배랑 선배랑 같이 먹었는데 후배가 엄마 좀 싸다 주고 싶다고 할 만큼 먹을 만 했다.

담 주엔 전복을 사다가 죽을 쑤어 먹을까 생각해 본다.

모두전全에 복福복자이니 좋겠지 싶어서다.

버섯 굴죽도 맛있는데,,,

언젠가부터 네발이든 두발이든 살아 움직이는 것들을 먹는 것이 불편해졌다.

음식을 참 많이 가렸었는데 다른 사람들이 불편해 해서 지금은 대충 따라 다닌다.

채식만 하고 살아도 아무 불편함이 없는데 내 덩치만 보고 고깃근이나 개눈 감추듯 먹어치울 사람으로 보이나 보다.

만두나 냉면, 바지락 칼국수, 그리고 녹두 빈대떡이 먹고 싶다.

오늘은 아점 겸 오이 하나만 우적우적 씹어 먹었다.

 

훔훔,,

어쨌든 다섯평 남짓한 텃밭에서 노는 일이 게으른 나를 조금이나마 소란을 떨게 해 주는 맛이 솔솔찮아 재미지다.

내 한 몸도 건사하기 어려운 사람이 무언가에 애정을 주고 물을 주고 등등.

그걸 길러서 먹는다는 것도 그렇다.

하하하 정말 웃긴다.

 

나날이 달라지는 텃밭.

텃밭에서 라는 곳 사진이랑 비교해 보니 정말 무지 달라졌다.

얼갈이 배추랑 열무는 너무 배게 심어서 많이 솎아줬다.

그걸로 자작자작하게 물김치 비스무리한 걸 담아서 국수를 말아 먹을 예정이다.

시금치도 솎아 왔는데 잡채를 해 먹기로 했다.

선배랑 후배랑 친구들이랑.

크흐흐흐.

 

 

 양배추가 쑥쑥 잘 자라고 있다.

무럭무럭 자라거라~~!!

 

 

옥수수랑 단호박, 박과 그냥 호박 모종이다.

저걸 내가 해서 먹을려고 파종 한 건 아니고 다 나눠 줄 것들이다.

고추도 심고,,,주제에 지지대도 꽂고,,,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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