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하하하하.

monomomo 2008. 9. 12. 23:32

옛날 옛적에

날 좋아한다던 한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같이 밥을 먹으면서 한 말 중 하나.

"밥이 넘어 가는 거 보면 사랑하는 것 같지는 않아"

그렇지,

밥이 넘어 갈 만큼만 사랑한 게야.

 

잘은 몰라도.

사랑, 그것은.

단절 이후에 오는 금단 현상이

존재의 부재보다 부재 속에 존재를 견딜 수 없을 때

더 그 힘을 발현하는 것 같다.

 

세월이 지나면 사라지는 것들 속에서

시간이 지날 수록 새록새록 그 맛을 더하는 농익은 포도주처럼

사라져주지 않은 시절 안에 갇힌 느낌.

 

무섭다.

 

나는 그래서 늘 무섭다.

이미 사라진 것들을 부여잡고

헛 것을 참인양 믿고 사는 일.

모르긴 해도 이 것 또한 병이지 싶다.

 

불행하진 않으나 행복하지도 않는 시간을 흘려보내며 시간을 죽이는 일도 만만찮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일찍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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