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목이 사라졌다.
뭐 그닥 이쁘진 않아도 저리 구별이 안 갈 정도는 아니었는데,..
연유인 즉은...
바퀴 달린 의자에 앉다가 의자가 뒤로 물러나면서 나동그라졌다.
발 목은 붓기만 했지 목과 허리가 더 아파 발목은 뒷전이었다.
처음엔 이랬다.
별거 아닐 거라 생각했다.
다쳤으니까 아프겠지,..
그래서 좀 절룩거릴 뿐이라고 생각했다.
눈에 보이는 건데 뭐,..
그러나 그건 너무 바빠서 자위를 한 것이었다.
머리가 너무 복잡했고 정신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1초도 편히 시간을 낼 여유가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부기가 좀 가라앉는 듯 하긴 했지만 이상스레 아프기 시작했다.
이건 다쳐서 아픈 거랑은 색다른 아픔이었다.
욱씬욱씩거리는 게 충치 아프듯 아팠다.
그런데도 시간을 낼 수가 없었다.
다친지 2주가 지난 다음 이었다.
끝도없이 이어지는 업무에 쫓겨 병원 갈 엄두를 못 내고 있는데
점심 시간에 후배가 나타나서 거의 코를 꿰듯 끌고 병원엘 갔다.
한의원에 가서 사혈을 하고 봉침에 이어 침을 맞고 쑥뜸을 했다.
가능한 움직이지 말란다.
헐~!
그럴 수 없는 상황인데 쩝!
어쨌든, 그 다음이 문제였다.
이젠 아주 본격적으로 아파왔다.
잠 자기가 힘들 만큼 욱씬거리고 아팠다.
뭐지뭐지?
왜 치료를 하고 난 후 더 아파오지?
눈에 보이지 않는 뭔 일이 일어나는 조짐이 느껴지자 쪼매 무서워졌다.
한의원에서 고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아 병원엘 갔다.
염증이 생겨 물이 차고 어쩌고 저쩌고 ...
주사기로 물을 뺐다. 뭐라고 설명을 해줬는데 알아듣지는 못하고
하여간 주사기로 여기저기 돌려 쑤셔가며 노오랗고 끈적거리는 물을 뺐다.
괜히 안심이 됐다.
이젠 괜찮아지겠지,..
그러나 역시 이 병원에서도 가급적이면 움직이지 말란다.
참내, 지금 내가 움직이지 않을 상황이 아니라니깐 두루~~~
위십이지장궤양 이후 진통제를 먹을 수 없어 아파도 쌩으로 꾹 참아야 한다
그 날 밤부터 주사기로 헤집어 놓은 곳이 너무 아파설랑 자다가 나도 모르게 끙끙 앓으며 소리를 지르고 깼다.
급, 서러워졌다.
그래서 혼자 씨이팔조팔하며 찔찔거리며 울었다.
그런데 저게 문제가 아니었다.
더 큰 문제가 있었다.
바로 짝다리,..
골반 뒤틀림으로 인해 한쪽 다리가 무려 1,5센티 정도 짧단다.
지금 고치지 않으면 병신된다나 어쩐다나?
병신되는 건 무섭지 않은데 친척 동생인 의사가 주는 겁이 더 무서워 당분간 다녀야 할 것 같다.
추나요법으로 치료중이다.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보라며 사진을 찍어 보여줬다.
내가 다른 곳은 다 몰라도 발 하나는 무좌 정성껏 닦는 사람인데 발뒤꿈치가 저게 뭐람?
집에 오자마자 발부터 빡빡 문질러 닦았다.
그리고 지금의 발 상태는 이렇다.
다시 물이 찬 것 같다.
사혈을 한 침 자국이 가려워 밤새 긁어댔다.
피가 마르느라고 그런댄다.
헉, 피가 마르는,..피를 말리는,..뭐 이런 말?
그렇담 피가 마르면 가렵다는?
훔,..그럼 지금껏 내가 썼던 피가 마르는 듯,..이 표현이 잘못 된 거네?
우야든둥 이런 발을 해가지고 설라무눼 이런 짓을 했다.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맘에 안 드는 일들이 끓이질 않고 이어지는 바람에 머리가 너무 아프고 콱 죽어버리고 싶을 만큼 살고싶지 않았다.
일이란 모름지기 인본주의가 기본이 되야 한다고 생각해왔거늘,..
나의 뜻은 이러하나,..아~! 말도 하기 싫다.
덕분에 원도 한도 없이 울었다.
그래서 발이 아프거나 말거나 밭에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밭에라도 가야 숨이라도 쉴 수 있을 것 같아서.
기회가 되면 또 구구절절 이야기 할 날도 오겠지만
어쨌든 가닥을 잡아서 근황을...
가닥이라 함은?
'안 한다' 다
뭘?
몰러!
문제는 바로 나였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고 살았다는 것.
그래서 결혼도, 연애도 안하고 사는 이유는 살고 싶은 대로 살 수 없는 수많은 일들이 붙을 곁가지를 자르기 위함이었다....고 말하면 믿음이 쫌 없어 보이는구만.(사실인데도-죽어도 능력이 안 된다는 말은 못햐!)
결국 숨을 쉬기 어렵고, 누르면 멍든 듯 가슴이 아픈 심장병과 공황장애증상이 재발되어 신경안정제를 먹고 있는 중이다.
걱정 하지 마세요.
응급 약은 항상 지니고 다닌답니다.
이렇게 설레발을 깐다는 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증상이니깐요.
덕분에 잠도 잘 자고 안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이상 이러저러오로조로한 일들을 알리는 근황이었슴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