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간만에 출근을 했다.
내일 전주에서 첫 촬영이 있는 날이라서 3시에 출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음…….
기상청에다 비가 온다는 일기 예보를 확인하긴 했지만
자연의 순리가 더러 과학을 기만하며 맞지 않을 때가 있어서
확률이 비켜가길 바라며 강행한 촬영인데
안 맞아도 되는 오늘은 여지없이 맞아 떨어져 벌써부터 비가 오고 있으며 예보상 화요일까지 온다고 하니
할 수없이 촬영을 수요일로 미루기로 했다.
정말 오랜 시간동안 기다리던 촬영이었는데.
버스를 타고 오다가 철조망을 타고 올라가 피어있는 메꽃과 나팔 꽃을 보았다.
그 너머 절벽에는 담쟁이 넝쿨이 보였다.
그들은 스스로 서지 못하고 흡반과 줄기를 가지고
용트림을 하며 기둥이나 절벽을 타고 붙어서 또는 외틀어 올라가 꽃을 피우며 사는 식물이다.
오르다가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어 허방 위로 줄기를 뻗어있는 것을 보면서
한낱 식물에 불과한 저것들도 본능대로 살려고 저렇게 용을 쓰는데…….
뭔가 새롭게 시작하려 하자 머리가 너무 어수선하고 마음이 안정이 안돼
별 이상한 생각을 다하면서 비유를 해 봤다.
나는 과연 저들이 하는 노력의 반이나 했는지.
순리대로 사는 것인지 역행하며 사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관성에 의해 흘러갔던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저들처럼 흡반도 없고 줄기도 없는 나는 흡반과 줄기를 찾아 많은 시간 헤맬 것 같다.
그 전에 타고 올라 갈 기둥이나 찰싹 달라붙을 절벽도 찾아봐야 하는데…….
짱짱 ^*^))// 방글방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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