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그저,,,그렇게

횡설수설

monomomo 2006. 12. 14. 23:11

"나는 내 역을 맡는데 동의 합니다"

햄릿이 말했다.

 

나는 내 역을 맡는데 동의 하나?

동의해야 하는가?

동의하지 않으면?

......

......

......

 

이미 동의하에 살고 있잖나?

 

봉인 된 시간.

불면의 나날.

잔인한 열패감.

익명의 존재.

무거운 침묵.

존재하는 모든 것은 소멸을 향해 가는 것.

100으로 시작해서 0으로 치닫는.

어쨌든 내가 원하는 건 안온한 휴식과 평화.

강한 집착과 허상에서 빠져나와

나갈 길을 알면서도 왜 미로에서 허우적 거렸던 것이었을까?

내게서 떠났다고 생각한 과거가 나보다 더 먼저 미래에 가서 기다리고 있었을 때

그때의 그 낭패감을 어찌 말로 다 설명이 가능 할 것인가?

 

난 어떤 자력에 이끌려 이렇게 끌려가고 있는 것일까?

예전엔 관성에 의해 살아질까봐 겁이 났는데

지금은 이렇게 정지 된, 고인 물과 같은 침잠의 시간이 더 겁이 난다.

그것은....썩은, 부패 된 것 같은 이 느낌.

 

나는 안다.

유체이탈.

마음과 영혼이 다다를 수 있는 어떤 세계가 분명 있음을.

그리고 믿는다.

그것이 설혹 나만의 환상이라 할지라도

내 안에 존재하는 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 조차도.

무수히 나를 옭아매 온 그 많은 것들을 뜷고, 비집고

불가사의한 맹목에 맹목이 된 채

상대의 단절과 무관하게

일점 빛으로 응집된 이 시간들이

언젠간 나도 몰래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 어느날

삶의 모호함을 주절 거리며

그때는 그랬었지,,,웃으며 말할 날이 있을 거라는 것까지도.

하지만 지금은 그 어떤 형벌도 다 온당하게 받아야 하는 시간.

끌림.

끌림.

끌림.

이끌려 가는데야 누가 말릴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은 마치 지구를 거꾸로 돌라는 말과 마찬가지 아닌가?

세상에 자연을 거스를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그런데 이게 자연스러운 건가?

그냥,,,그저,,,그렇게,,, 흘러가보는 거지.

가당치도 않는 억지라 하더라도.

혼자만의 발악인데 뭐 어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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