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 솟구쳐서 당췌 뭘 씹을 수가 없다.
원래 이가 안 좋긴 하지만(성한 이가 거의 없다-어금니 네게 씌우고 다 봉했다, 앞니고 뭐고 다 안 좋다)
솟구친 일은 처음이다.
내가 세상에서 아픈 것 중에 가장 힘들어하고 못 참는 것이 있다면 귀 아픈 것 다음으로 이 아픈 것을 친다.
어릴 적 귀앓이를 하고나서야 이 아픈 것보다 더 아프다는 것이 있다는 걸 알았다.
이번 아픈 이는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 아프지 않다.
맨입을 잘근잘근 씹거나 좀 강도를 높여 소리나게 씹어 보면 쿵쿵 거리면서 아프다.
졸지에 이틀을 베지밀만 먹으면서 쫄쫄 굶었다.
오늘도 좀 나아지는가 싶더니 다시 아프다.
두부를 사러 슈퍼에 갔다.
두부는 좀 나을까 싶어서.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완벽한 완전식품이라 여겨지는
김, 햄, 두부, 계란 등등.
슈퍼 아주머니가 베지밀을 한 통 줬다.
부추 김치도 주고 쑥갓도 줬다.
"이거 먹어. 뭔 음식이나 할 줄은 알어?"
하하.
먹어 본 음식은 다 만들 줄 안다고 말해 주려다가 말았다.
냉장고에 넣어 뒀다.
세상에서 싫어하는 일 딱 세가지만 대라면
그 첫째는 쇼핑이고
그 두번째는 설겆이고
그 세번째는 빨래 걷는 일이다.
더 싫어하는 일은 물론 정리 정돈이랑 다리미질이지만 안하고 사니까 상관 없다.
뭔가를 사야만 먹고 사는 일이라서 할 수밖에 없고
먹었으니 치워야 하고
빨래는 어찌어찌 하는 것까진 좋은데 걷기는 정말 싫다.
그럼 좋아 하는 건?
하하하
뒹굴뒹굴 뒹구뤼.
혹시라도 내세가 있다면 소로 태어날지도 모른다.
뭐 좀 연구한답시고 담배를 하루 두갑씩 피워댄다.
이 조시로 나가면 박사가 될지도 모른다는 헛생각을 해 본다.
일생에 연구하는 거 싫은 일인데, 박사는 더 싫고.
어떤이 전화해서 쓸쓸해 하지 말고 잘 살란다.
그러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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