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그저,,,그렇게

80학번들의 수난사.

monomomo 2007. 5. 18. 08:53

해마다 이 날이 되면

어느 세대라고 해서 시련없이 지나 온 시대가 있었을까만

내가 살아 온 세월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80학번들의 수난사가 더 크게 보이는 이유는

역사에 굵은 획을 그었던 5,18 이란 커다란 민주 항쟁이 버티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랬다.

청운의 꿈을 안고 대학에 들어 간 80 학번들은

그 해 봄이 다 가기도 전에

특히 나처럼 전라도 출신들은 더 더욱

이 땅에 있었던 3.1절이나 4.19 만큼이나 커다란 사건이 된 5.18을 겪었다.

 

그들은 그러나 그 이전부터 많은 수난을 겪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절대 평가니 상대 평가니 해가면서 수없이 반복해서 이어지는 교육정책의 오류 속에서

내신 성적 반영, 그리고 마지막 예비고사 세대였으며

재수를 하던 친구들은 학력고사를 치러야만 했다.

이후 이어지는 데모와 데모, 데모.

 

결국은 6,29 선언을 끌어 낸 주축이된 사람들이기도 했지만 그들에게 남는 것은 없었다.

급변하게 바뀌는 시대에 발 맞춰 살기위해 먹거리의 장에 나와

우리 이전의 세대나 이후의 세대와는 조금 다른 그룹을 형성하며 살아내야만 했다.

밑에서 치고 올라 오고 위에서 내리 누르는

로스트 제네레이션이나 오렌지 족과는 다른 이른바 386 세대라는 그룹을 만들어 냈다.

더러는 반대 급부적인 현상이라고 젊음을 불태우다 보낸 시절을 보상이라도 받을냥

발 빠르게 시대의 흐름을 탄 이들도 있었고

그렇지 못하고 방황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어쨌든 그들은

한 가정을 책임진 아비으로서 또는 어미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 내며 살았다.

이제는 주축에 있으면서도 조금은 뒤로 물러나 앉는 듯한 느낌이 드는 이들임엔 틀림이 없다.

하여,

이전 우리들이 어릴 적에 이땅의 가난과 척박했던 물자로부터의 굶주림을 해결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메고 새마을 운동을 하면서 우리를 키웠던 그분들이

우리 땅 어느 곳곳, 서울로 치자면 파고다 공원 같은 곳에 밀집하여

지난 날을 회상하며 삼삼오오 모여 막 소줏잔을 기울이게 해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바로 곧 우리에게 닥쳐 올 우리들의 모습이기에.

 

만약에 영화가 아닌 일이라면 늘 그들을 위해 일을 하고 싶었었다.

어릴 적부터 할머니, 할아버지들이란 잘 놀았다.

그리고 친했다.

지금도 좋아한다. 

중 고등 학교 다닐 때 두륜 문학회라는 것이 있었다.

거기에도 나이드신 분들이 많았는데 아무 것도 모르는 나는 쫄랑쫄랑 따라 다니며

시심을 키워왔지만,,,,

자라나는 새싹들도 중요하지만

살아 온 인생을 잘 마무리하면서 살게 해 주는 일 또한 중요하다고 본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 뭔가를 하고 있다.

가능 할지, 불가능 할지는 아직 모른다.

다만 된다고 생각하면서 밀어 부치고 있다.

시간은 6개월,,,조사를 마치고 승부수가 있다면 더 갈 것이고 안 된다면 그만 둘 것이다.

영화는 물론 병행이다.

영화는,

날 원든 원치 않든,

사랑을 하건 말건,

내게 재능이 있건 없건

나와는 죽을 때까지

하던 안 하던

뗄레야 뗄 수없는

샴 쌍둥이 같은

운명적인 만남이기 때문이다.

 

아직은 이땅에 주축이 되어 짊어지고 나가야 할 우리네 386 세대 중년을 위해

화이팅~~!!!!

힘 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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