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에서/백수인
물살 아직 잔잔하다
그러나 그 자국 너무 깊어,
흐르는 모든 것들
속으로만 늘 그렇게 슬픈 흔적을 내는가.
바라보아도 보아도
깊이를 알 수 없는 소용돌일 빠져나와
바람 부는 강변에 다다르면
수초들은 전율처럼 흐늘거리고.
따가운 자갈밭에 한숨을 말리며
강어귀 돌아 날아오는 새떼들 속에서
언뜻 스치는 풍금 소릴 듣는다.
긴 강을 헤엄쳐 온 내 안의 상처들은
어느 덧 하늘의 가슴에 밀물지는데
길게 꼬리진 노을 속에 젖은 외로움 하나
아직도 솟대처럼 우두커니 서 있다.
*어젯밤부터 계속 이 노래만 듣고 있다.
김용만 - 남원의 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