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다는 핑계로 뭐 특별히 할 일도 없어 뒹굴거리다가 햇볕 좋은데 빨래나 하자 그러고는 세탁기를 돌렸다.
으흐흐흐흐.
거 참 나.
다 돌아 간 세탁기 뚜껑을 열었더니 가관이었다.
바지 호주머니에 담배 한 갑을 넣고 돌렸던 것이다.
저 번엔 지갑을 돌려서 카드가 다 부러지고 난리가 나고 돈까지 세탁하더니,,, 혼자 궁시렁대면서 옷에 붙은 담배가루를 털어내기 위해 빨래를 건지는데,
켁!
좀 이상하긴 하지만 그간에 나와 수년을 동고동락하면서 살았던 카메라 녀석이 박살이 난 채 발견이 되었다.
선에 무슨 이상이 있는지 접촉불량이라서 고치던가 아니면 엠피쓰리 그리고 녹음기로 써야지 하고 있었는데 그 마저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메모리칩을 꺼내 놨지만 그 안에 있는 사진이 어찌 된지는 가봐야 아는 일.
가격 대비 성능도 좋았고 가볍고 얇은 것이 심플하다 못해 섹시하기까지 했던 귀여운 카메라였다.
이젠 이 놈이 찍은 사진은 더 이상 볼 수 없다.
유일하게 정든 기계였다.
범 국제적으로 놀면서 추억도 많았고 정 많이 들었던 놈이었는데.
잘 가거라.
마음을 비워도 많이 섭섭하다.
달만 보면 찍어대던 이놈이 생전에 담은 달.
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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