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선배랑 짧은 회의를 하고 술을 마셨다.
아무리 술을 마시네 어쩌네 해도 지가 끽해야 소주 한 병이나 두 병이면 나가 떨어진다.
그런데 둘이 소주 여섯 병을 마셨다.
선배가 두 병, 내가 4병.
미쳤나 보다.
내 생에 가장 많이 마신 것이다.
아침부터 계속해서 토했다.
노란 신액까지 다 토하고 더 토할 것이 없자 피를 토하기 시작했다.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는 둥, 피 토하며 죽었다는 둥.
와,,말로만 듣던 피를 토하다니.
병원 예약을 해 놨기 때문에 어제 엠알아이 시디 찾아 온 거 달랑 하나 들고 겨우 시간에 맞춰 택시를 타고 갔다.
수속을 밟고 진료를 했다.
목디스크가 아니란다.
어찌하여 같은 엠알아이를 보고 한 병원은 디스크라하고 한 병원은 아니라고 하는지.
근전도를 받아 보았느냐 물었다.
받아 봤다고 했다.
결과가 어찌 나왔냔다.
아무 이상 없다고 나왔다고 했다.
그렇담 도대체 뭐란 말인지.
팔 뒷꿈치 뒤에 신경이 막히거나 어디가 꼬여있을지 모르니까 정형외과 가보란다.
손 등에 핏줄이 막힌 것을 확인시켜 주고 왜 그런지 물었다.
자기 전공이 아니라서 모르겠단다.
알았다 그러고 나왔다.
쩝.
진료하는 데 소요된 시간이 정확히 5분이었다.
나도 이젠 더 이상 모르겠다.
도저히 집으로 올 기운이 없어서 대학로 후배 사무실에 가서 서너 시간 쉬었다 왔다.
뭘 좀 먹어야겠어서 아무리 두리번 거려도 땡기는 음식이 없었다.
바지락 칼국수 같은 거먹고 싶었는데.
맘 같아서는 회 냉면을 먹고 싶었는데 속이 소란스러우니 건 너무 무리일 것 같고.
오는 길에 좋아하는 만두집에 가서 시켜 놓고 두 개 먹고 힘들어서 싸 가지고 집으로 왔다.
그리고 지금껏 널부러져 있었다.
또 널부러져 있을 것이다.
*
추천 해 주신 젊고 잘 생긴 의사 아무 소용 없었어요.
하하하하.
제가 젊고 잘 생긴 사람들하고 일하는 것이 직업이었던 거 아시죠?
이쁘고 잘 생긴 걸로 치자면 어디 내 놔도 뒤질 것 없는 내노라하는 배우 틈바구니에서 얻은 것이 있다면
사람 생긴 것은 아무 상관이 없다라는 것이었지요.
역시 사람은 마음이 통해야 된다느은.
그런데 지금 이 말이 뭔 말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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