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똑 바로 살아라.

monomomo 2008. 9. 19.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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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라.

돈, 중요하지.

헌데 내 돈 아닌 돈은 돈이 아니야.

다시 말해 내가 쓸 수 없는 돈은 아무 소용없다고.

특히 내가 피땀 흘려 번 돈 아닌 돈 말이야.

돈이 얼마나 정직한 것인 줄 알기나 한지.

돈이 얼마나 멋진 줄 아니?

사람을 비굴하게 만들 수있는 유일한 것이 거든.(다른 것도 있긴 하겠지만)

진심으로 우러나서 돈을 쓰고도 아깝다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사람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마음.

돈이 온 세상을 들었다 놨다 할지는 모르겠지만 억만금으로도 할 수 없는 게 바로 사람 마음이야.

팔리는 것 말고 진심.

맘이 담기지 않는 돈은 아무 의미가 없어.

영혼없이 서 있는 부동산이나 통장에서 콤마 숫자나 늘리는 아라비아 숫자 이상의 것이 아니라고. 

웃겨.

꼴에 것도 돈이랍시고.

내가 굶고 있는 것도 아니고, 아니 굶고 있다고 해도 그렇지.

미쳤니?

돈 앞에서라면 한 의연 했거든?

뼈 빠지게 일해서 번 돈으로 라면을 먹고 사는 한이 있어도

남의 돈 쉽게 받아 고기 사 먹을 내가 아니라는 걸 모르나?

허접쓰레기 같으니라고.

같잖다.

얘기 하나 해줄까?

캐스팅 해 달라고 모 배우 아버지한테 집 한 채 제의 받았을 때도 당당하게 내 주장을 밝혔다.

연극 제작해서 빚더미 위에 앉았을 때 자기 말만 들으면 영화 한편 만들게 해 주겠다는 제의에  

거리에 나 앉는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는 판국에도 대 꼬챙이처럼 고개 빳빳이 쳐들고 내 뜻대로 강행했다.

물론 그 일로 몇 년을 빚을 갚아내느라 개 고생을 하긴 했지만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잘한 일이라 생각해.

대학 등록금 문제로 무릎을 꿇어야 할 상황에 처했을 때도 외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살아낸 나한테

찬물 한 사발로 물 배를 채우며 냉방에서 몇 달을 보내면서도 1원 한 장 남에게 손 안 벌리고 살았고

수십억을 주무르면서도 1원 한 장 내 잇속 채운 적 없다.

한 번도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지 않는 적이 없는 나한테 감히 돈으로 주접을 떨어?

영화에 실패하고 2년 동안 비디오 가게와 슈퍼 가는 일을 제외하곤 발에 신발을 안 꿰고 산 나야.

전화도 신문도 텔레비전도 다 끓고 입 속에서 곰팡이가 필 정도로 함봉하고 살았는데 뭐 어째?

그건 내가 한 행동이 잘했고 잘 못했고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풀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이었어.   

내 목에 칼을 대 봐라 외 눈 하나 깜짝하나.

이건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하다 날린 두 채의 집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야.

내가 돈돈거리는 거처럼 보여졌다면 그건 부모, 자식, 남편도 없는 내가

추레하게 늙어가며 사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한시라도 젊었을 때 피땀 흘려 벌어 놓으려고 노력하는 것뿐이라고.

호의 호식하려고 그러는 거 아니라는 것 좀 알아라.

일생에 아무 것도 관심 없다.

그나마 드라마나 영화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지금까지 내가 하고 산 일이 그 것 밖에 없어서 다른 일을 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생 목숨 스스로 끊으면 안되기에 그저 살아있음에 최선을 다 하고 살아 갈 뿐이다.

귀를 뚫어 걸칠 금부치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나비 잠자리 날개 같은 옷을 입고 휘황찬란한 곳에 파티 갈 일도 없고

고대광실 집을 지어 똥 폼을 잡고 살고 싶은 생각도 없다.

놀면서도 잘 먹고 잘 살아서 재주도 좋다고?

꼭 삽질을 해야만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난 더 이해가 안가.

눈깔 빠지게 책 읽고 자료 뒤지는 것도 일이라고.

그렇게 뼈빠지게 일해서 벌어 먹고 살고 있지만 남의 돈은 단 돈 1전도 거저는 넘보지 않아.

내가 판판이 논다고 하니까 진짜로 판판이 놀고 있는지 아나부지?

내 능력으로도 내 한 목숨 하나 정도는 충분히 건사하고 살 수 있다.

맘 같아서는 가서 패 죽이고 싶은 맘 굴뚝 같으나 괜한 사람들 사식 넣게 하는 번거로움이 싫어서 참는다.

아깝지만 덕담 한 마디 해 주마.

똑 바로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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