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기일에 다녀왔다.
낡은 사진 첩 안에 아버님 상여 나가는 모습이 있었다.
흰 꽃으로 치장한 상여 가운데 붉은 꽃으로 십자가가 만들어져 있다.
장례는 기독교장으로 했다.
사진을 보고 있어도 저 날이 기억에 없다.
산소에 난 풀들.
마을 모습.
상여 나갈 때 찍힌 마을 앞 사당나무가 보인다.
어렸을 때 저 나무에 올라가서 새처럼 날겠다고 엄청 뛰어 내리던 기억이 난다.
맘 같아선 꼭 날 수 있을 것 같았는데,,,한 번도 성공을 못하고 말았다.
시대극에나 나올 법한 빛바랜 사진속의 아부지.
아랫 줄 오른쪽 잘 생긴 남정네가 울 아부지다.
동경 유학 시절.
아랫 줄 왼쪽에서 팔짱을 낀 분이 아부지다.
우리 집은 마을 정 가운데 전봇대가 있는 바로 뒷집이다.
추도 예배를 보고 난 다음 날 마당에서 바라 본 마을 사당나무.
하현달이 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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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이렇게 흘러 가는 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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