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그저,그렇게

텃밭....

monomomo 2009. 10. 12. 12:21

 

생긴 건 소라도 잡게 생겨가지고 설라무네 배추 벌레 잡는 것이 무서워서 올해는 배추를 심지 않았다.

벌레를 잡아 놓고 어찌할 바 몰라하던 작년 기억이 너무 싫었기 때문인다.

어차피 나 혼자 먹을 것도 아니고 함께 나누는 것이라서 김장 때 갓과 파는 필수적으로 사야하는 것이라서 파와 갓만 심었다.

그런데 야네들이 너무 미친듯이 자란 것이다.

물을 제대로 주기를 하나 자주 가보기를 하나 그렇다고 뭐 거름을 주기를 하나, 내쳐 뒀는대도 잘도 자랐다.

 

 

 

어차피 내년에는 텃밭을 안 할 생각이라서 가방을 털어 돌아 다니던 씨앗들을 뿌렸더니 파 사이사이로 상추들이 빼꼼하니 이쁘게 나왔다.

 

 

 

 

젖어서 약간 싹이 튼 상태의 무 씨를 뿌렸더니 미친년 머리 풀어헤친 듯 무들이 나왔다.

몇 시간에 걸쳐 솎아 와서 부드러운 것만 골라 김치를 담그고 나머지는 삶아서 옥상에 말렸다.

 

무청 김치.

 

 

 

무청 말리기.

 

 

갓이 또 미친 듯이 자라서 솎아다 갓 물김치를 담궜다.

갓을 솎아 가라고 했더니 아무도,,,

갓 물 김치 담글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갓을 짜게 간을 한 다음에 약수물이나 정수기 물에 소금을 전혀 넣지 않고 갓에 부은 후 갓에 벤 소금기가  삼투압으로 물에 베 나오게 하는 것이 관건이다.

성향에 따라서 배, 생강, 마늘, 고추, 양파, 무 등등을 넣어 육수가 우러 나오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좀 더 부지런하면 저런 모든 양념거리에 표고버섯과 노가리를 넣고 삶아 육수를 내 식혔다가 부어주면 좋다.

지난 봄엔 그렇게 담궜는데 이번엔 귀찮아서 그냥 막 바로 갓에 넣었다.

원래 우리집에서는 아무 것도 넣지 않고 오로지 갓에 벤 소금기가 물에 우러나와 그대로 숙성 된 것을 먹었는데 그야말로 담백 그 자체다.

취향에 따라 익은 후 먹기 전에 적당량의 통깨와 마늘 으깬 것을 넣어서 먹기도 한다.

 

갓물이 베어 나온 갓 물김치.

 

 

파가 너무 웃자라서 시골에 계시는 엄마한테 전화를 걸어 여쭤봤더니 잘라주라 하셨다.

상태가 좋지 않다고 했더니 파는 너무 걸어도 안되지만 소매(오줌)를 주면 좋다고 하셨다.

오강이 있어야 할텐데 어쩌냐며 걱정을 하셨다.

오강이 있다해도 하지 않을 것이지만 어쨌든 잘라 와서 파 김치를 담궜다.

 

파 김치.

 

 

덤으로 라면 먹기 좋은 김치 알타리.

 

 

누군가에게 조금 싸서 부쳤다.

 

 

그리고 남의 밭 배추와 무.

 

 

 

'그냥,그저,그렇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후 3시를 넘기며  (0) 2009.10.15
은행, 우째 이런 일이???  (0) 2009.10.12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0) 2009.10.09
추석 연휴 먹거리 준비  (0) 2009.10.02
지금  (0) 2009.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