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수도 있었다.
그런 거였었구나.
그럴 수 있어서 좋겠다.
확실히 난 사회성이 결여된 사람임에 틀림이 없다.
그 어떤 입에 발린 소리에도, 물질적인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는 사람.
고쳐야 한다고 생각했고 고치고 싶었었다.
고쳐질 줄 알았는데 잘 안된다.
신념이라 말하기도 챙피한 일이다.
이런 개 같은 성격을 가지고 이 땅에 발 딛고 사는 것이 부끄럽다.
그 동안 좋아하는 일만 해 온 게 문제인 것 같다.
굶는 한이 있어도 싫은 일을 안 하고 산 세월이 지금을 이렇게 버겁게 한다.
책읽고 영화보고 음악듣고 글 쓰고 촬영하고 또 뭐 했지?
저 일만 하며 먹고 살 수 있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지금은,
뭘 어떻게 하자는 것도 아닌데
모든 것이 다 버겁기만 하다.
이런식으로 꼭 살아야 하는지.
조종간에 매달린 인형처럼
간당간당하게 사는 꼬락서니라니.
*이 아침,
유방암 치료를 거부한 조카의 메일을 받고 마음이 무겁다.
폐암으로 죽었다는 친구의 부고도 힘들다.
나는 여전히 어제와 같이 열심히 살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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