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학고 싶다.
심장이 뛰어서 숨 쉬기가 어렵다.
머릿속이 하얘지며 회로가 엉켜 답을 찾지 못해, "정지" 인 생태가 된다.
난감하다.
마치 형상화 되지 못하고 곧 굳어버릴 회 반죽이나
무엇을 빚어야 할지도 모른채 덩어리로 뭉쳐 놓은 밀가루 반죽 같다.
한 순간에 몽매한 사람이 되버리는 참혹한 내 실체와 만나는 순간
혈압이 올라가 머리가 깨질 듯 아프고,
심장 박동이 빨라져 숨이 가쁘고,
다리에 힘이 풀리고,
침이 말라 입이 바짝바짝 탄다.
정신적 압박감에 혈압, 당뇨, 심장, 이 세개가 동시에 반응을 해. 옴짝달싹도 할 수없는 수렁에 빠진 기분.
가슴에 응어리가 져서 가만히 있어도 아프다.
가슴이 답답해서 손으로 문지르면 멍든 자국 누른 듯 아프다.
멍이 들었나보다.
오늘은 급기야 토하고 말았다.
원래 신경을 많이 쓰면 밥을 잘 못 먹는데 행사 촬영을 할 때 동네 사람들이 입에다 자꾸 먹을 것을 넣어줘서 받아 먹었더니 속이 더부룩하고 좋지 않았다.
전국단위 생협 모임을 서울에서 처음하는 거라 뒷풀이에 꼭 참석하고 싶었는데 도저히 몸이 좋지 않아 갈 수가 없었다.
집에 오자마자 누워서 간신히 숨을 고르고 있는데 선배가 전화를 했다.
전화를 받다가 토했다.
말이 되지 못한 말들을 목에 걸고 끄억끄억 토하며 눈물을 흘렸더니 선배가 약을 사들고 득달같이 달려왔다.
심근경색과 협심증 사건으로 병원에 실려간 걸 아는 선배다.
왜 그러냐고 물었다.
억울해서 그런다고 말을 하자니 너무 길고,..가끔 이런다고 했다.
이제 드디어 정점에 이른 것 같다.
먹으면 다 토한다.
한 번 휙 돌아버리면 진짜 돌아버리기 때문에 돌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느라 돌 것 같다.
처음엔 가슴이 답답하다가 숨이 막히고 온 몸이 아프고 잠을 못 자다 결국 토하는 이 증상,
토하기 시작하면 정말 걷잡을 수 없는데 어쩌지?
억울한데 억울해 하지 말라고 하니 더 억울하다.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어 더 그렇다.
대 주고 뺨 맞는 기분이 이런 것일까?
돈은 돈대로 쓰고 사생활도 없이 시간은 시간대로 다 쓰고
몸까지 축내 가며 휴일도 없이 일하다 결국 병원 가서 약먹고 주사 맞고
그런 결과가 겨우 이런 거라니...알면서 그러는 게 견딜 수가 없다.
말로 한 약속은 약속이 아닌 건지.
휴가를 가고 싶어도 밀린 일이 태산이라 것도 쉽지 않다.
게다가 편집까지 해야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으니 머리가 깨질 것 같다.
평온은 커녕 아수라장이 된 지금.
딱 사라져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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