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불편하게 하는 것들.
나는,
잘 정돈 된 것을 보면 불편하다.
정돈 된 것을 보고 있으면
숨을 크게 쉬어도 안 될 것 같고,
걸음을 걸어도 까치걸음을 걸어야 될 것 같다.
정돈 된 것에 대한 낯섦
어젯밤엔 내내 나는 내 집에 대해 낯설어 했다.
식탁에 흘린 커피자국도 없고,
주어야 할 머리카락도 보이지 않아서,
언젠가 해야 할 일이 한꺼번에 없어진 느낌 때문에,
허전하고 허전해서 심심하기까지 했다.
무엇보다도 두려웠던 것은,
어질면 안 될 것 같은 강박감이,
내내 나를 힘들게 했다.
마른 채 놓여있던 과일 껍질.
얼룩으로 남아있던 녹차 자국.
손톱깎이 주변에 떨어져 있는 손톱 조각 .
휠터 꽃을 피우고 있던 재떨이.
먼지 낀 채 놓여 있던 아이보리색 강아지 인형.
한 쪽 귀가 접힌 채 머리 맡에 놓여 있던 시집.
그리고 그리고......먼지들, 먼지들.
정물이 되어 함께 한 나의 친구들.
그들의 부재로 불편해 하면서,
시간이 흐르길 기다린다.
내게있는 아주 특별하고 놀라운 재주가,
시간이 흐르면 발동하리란 걸 확신하므로.
* 좀머씨가 말했다.
"나 좀 제발 내버려 둬!"
* 나는 좀머씨다.
짱짱 ^*^))// 방글방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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