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그저,,,그렇게

나를 불편하게 하는 것들

monomomo 2002. 6. 14. 00:34






나를 불편하게 하는 것들.




나는,

잘 정돈 된 것을 보면 불편하다.

정돈 된 것을 보고 있으면

숨을 크게 쉬어도 안 될 것 같고,

걸음을 걸어도 까치걸음을 걸어야 될 것 같다.

정돈 된 것에 대한 낯섦

어젯밤엔 내내 나는 내 집에 대해 낯설어 했다.

식탁에 흘린 커피자국도 없고,

주어야 할 머리카락도 보이지 않아서,

언젠가 해야 할 일이 한꺼번에 없어진 느낌 때문에,

허전하고 허전해서 심심하기까지 했다.

무엇보다도 두려웠던 것은,

어질면 안 될 것 같은 강박감이,

내내 나를 힘들게 했다.



마른 채 놓여있던 과일 껍질.

얼룩으로 남아있던 녹차 자국.

손톱깎이 주변에 떨어져 있는 손톱 조각 .

휠터 꽃을 피우고 있던 재떨이.

먼지 낀 채 놓여 있던 아이보리색 강아지 인형.

한 쪽 귀가 접힌 채 머리 맡에 놓여 있던 시집.

그리고 그리고......먼지들, 먼지들.

정물이 되어 함께 한 나의 친구들.

그들의 부재로 불편해 하면서,

시간이 흐르길 기다린다.

내게있는 아주 특별하고 놀라운 재주가,

시간이 흐르면 발동하리란 걸 확신하므로.



* 좀머씨가 말했다.

"나 좀 제발 내버려 둬!"

* 나는 좀머씨다.




짱짱 ^*^))// 방글방글




.............................................................................................................................



'그냥,,,그저,,,그렇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케오케.  (0) 2002.06.14
나는 스트레스를 이렇게 푼다.  (0) 2002.06.14
혹시, 간첩?  (0) 2002.06.14
게시판의 마태 복음?  (0) 2002.06.13
이곳에는...  (0) 2002.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