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그날 마구 비틀거리는 겨울이었네
그때 우리는 섞여 있었네
모든 것이 나의 잘못이었지만
너무도 가까운 거리가 나를 안심시켰네
나 그 술집 잊으려네
기억이 오면 도망치려네
사내들은 있는 힘 다해 취했네
나의 눈빛 지푸라기처럼 쏟아졌네
어떤 고함 소리도 내 마음 치지 못했네
이 세상에 같은 사람은 없네
모든 추억은 쉴 곳을 잃었네
나 그 술집에서 흐느꼈네
그날 마구 취한 겨울이었네
그때 우리는 섞여 있었네
사내들은 남은 힘 붙들고 비틀거렸네
나 못생긴 입술 가졌네
모든 것이 나의 잘못이었지만
벗어둔 외투 곁에서 나 흐느꼈네
어떤 조롱도 무거운 마음 일으키지 못했네
나 그 술집 잊으려네
이 세상에 같은 사람은 없네
그토록 좁은 곳에서 나 내 사랑 잃었네
-기형도-
그가 살았던 아픈 시절을 그와 다른 방식의 아픔을 겪으며 살았다.
미치도록 좋아하는 사람 중에 유일하게 비슷한 연배의 사람이기도 하고.
슬픈 미소,
곱슬머리,
긴 속 눈썹,
고른 치아,
구겨진 면 바지,
그리고 그리고
하얀 와이셔츠 앞 주머니에 끝자락이 담겨지곤 했던
그의 생애 만큼이나 짧게 빗금이 쳐진 감색 넥타이.
그 역시도 내가 좋아하지 말았어야 하는 사람 중에 하나였나 보다.
이문재는 잘 사는데 기형도는 죽은 걸 보면.
참참참!!!
묘한 징크스가 하나있다.
좋아하는 사람들이 생기면 겁부터 나는 게
내가 좋아만 했다하면 이땅을 떠나거나 지구상에서 사라져 버리는 것.
그래서 한 때는 나를 엄청 좋아해 보았건만
쓸데적은 예외의 법칙은 거기서 발동을 하고
억울해서 억울해서
이제는 이제는
아무도 좋아하지 않기로 한 지금
나 조차도 좋아하지 않으니
오래 살 모양이다.
마치 빈집을 꿰차고 들어 앉은
객이 된 기분으로
수중에 뜬 부표처럼
둥실둥실 흔들리며 살고 있다.
혹함을 달래가며
둥실둥실.
개구리 밥이나 되었으면...
밤새 운 자들의 허기나 채워 주게.
짱짱 ^*^))// 방글방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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