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아름답게 보이기를 기대하며.
여행을 가자는 선배에게 바쁘기도 하거니와 왼손 마비 증세가 심해 어디를 갈 겨를도 없고
엄두도 낼 수 없다고 말하자 득달같이 만나자고 한다.
막무가내로 오겠단다.
아고 괜히 말했군 하고 후회를 해 본들 이미 늦었다.
할 수없이 선배에게 이끌려 단전호흡 하는 곳엘 가서 등록을 했다.
선배와 단전 호흡하는 곳으로 가면서 나눈 이야기다.
선배 ; 누가 등 떠밀기 전에는 절대 뭘 할 것 같지도 않고, 너도 참.
그래 지팡이 짚고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니눈엔 멋져 보이디?
나 ; …….
선배 ; 넌 영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나 ; …….
선배 ; 그렇담 최소한 예의는 지켜 줘야지. 몸은 영혼이 쉴 수 있는 집이야.
나; 알고 있어요.
선배 ; 아는 게 그래? 아프단지가 벌써 언제적 얘긴데. 아직까지 그러고 있어.
어디가 한 번 크게 아퍼 봐야 정신을 차리지 저게.
나 ; 알어. 아니까 따라 가잖아.
선배 ;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영혼이고 나발이고 없어.
영혼이 쾌적하게 쉴 수 있도록, 맑은 영혼을 가질 수 있도록 몸 관리를 해야 할 나이다. 이젠.
나 ; 예.
훨씬 더 길게 이어진 사설을 줄인 것이다.
누가 챙겨 주지 않으면 뭐든 흘리고 다니고 막내 기질 때문에
어리광이 심해서인지 항상 애 취급을 받는 나에게 선배는 할 말이 많았던 모양이다.
선배는 기념으로 수련복과 두 권의 책, 명상음악 씨디,
그리고 후차<우전 세작 직후 녹차> 두 봉지를 사주며 열심히 하라고 당부한다.
선배 ; 잘 몰랐는데 말이야 수련을 하고 나니까 세상이 너무 아름답게 보여.
첨에 내가 이걸 시작했을 때는 맘이 좀 시끄러웠거든? 세상이 시시하고 다 우스워 보였었는데,
지금은 아니야. 속물로 보이던 사람들이 다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했어.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다 아름다워. 내가 살아 있으니까 느낄 수 있는 감정이지.
이런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살아있다는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 너도 곧 그렇게 될 거야.
나도 곧 그렇게 된다?
난 이미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라고 말하려다 그만 둔다.
살아있음에 감사한 것은 알겠는데 사람이 아름다운지를 아직 모르겠기에.
나에게 사람이상으로 설레임을 주는 것도 없었지만 사람만큼 아픔을 주는 것 또한 없었으므로.
기대가 된다.
“고개를 들어 눈을 떠 보니 아름다운 사람들이 너무나 많이 살고 있더라!”라고 말 할 그날이.
그리고 기다려진다.
짱짱 ^*^))// 방글방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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