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그저,,,그렇게

대낮에 하는 잠꼬대.

monomomo 2002. 7. 31. 19:28







약속 장소에 도착했을 땐 만나기로 약속한 상대가 미리 나와 있었다.

정확히 1분 늦게 도착했다.

근래에 와서 매니저든 배우든 스타급을 만나기란 하늘에 별 따기다.

그야말로 하늘의 별인 셈이다.

배우가 대우 받지 못하던 때부터 스타였던 걸 보면

언젠가 이렇게 될 날이 오리란 걸 단어를 만드는 자는 미리 알았던 모양이다.

그런데 그 매니저는 미리 나와 있었다.

간만에 몹시 기분이 좋았다.

그 카페는 영화에 나오는 카페처럼 아주 근사했다.

일단 천정이 몹시 높았고 하얀 회벽 칠에 검은색 테이블과 의자가 놓인 모던하고 심플한 카페였다.

우리는 수인사를 하고 음료를 시키려고 메뉴 판을 펼쳤다.

아이고 그런데 커피 값이 11,000원이나 하는 것이 아닌가?

-아고, 무신 호텔도 아니고……._

어쨌든 시간이 되서 여배우가 나타났고 우리는 평범해 보이는 밥집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배우는 생각보다 털털했으며 느낌이 아주 좋았다.

게 찜에다 푸성귀 달달 볶아져 나오고 샥스핀 만두에 오징어 데침.

양주 작은 것 한 병에 대여섯 병의 맥주를 곁들인 화려한 저녁이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마치고 계산을 하는데 나는 너무 깜짝 놀랐다.

보통 일인 분에 2~3만원 정도 하는 것은 이해가 갔는데 세상에나 30만원이 나온 것이었다.

다섯명이 먹었으니까 1인당 5만원이 넘은 셈이다.

참참참!!!

무슨 룸싸롱도 아니고,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비즈니스적인 자리니 참을 수 밖에.


돌아오는 길에 트럭에서 토마토랑 자두, 그리고 복숭아를 샀다.

복숭아가 7개에 2천원이고, 토마토는 한 바구니에 이천원이었다.

세상에나, 촌년 출신인 나로선 가격이 싸다고 마냥 좋아 할 일도 아니었다.

중간 마진 포함하여 과일이 내 손에 이렇게 싸게 넘어 올 때는 생산자는 얼마를 받을 지 걱정이 앞섰다.

어느 해인가 시골에 갔을 때다.

텃밭에 있는 두 그루의 배 봉지를 싸다가 고개가 떨어지는 줄 알았다.

100개도 안 되는 배 봉지를 싸면서 안 먹고 말지 이 짓을 하면서 살수는 없을 것 같았다.

마늘 밭에다 두엄을 내는데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았다.

엄마한테 물었다.

“엄마 이렇게 일하고 일년에 얼마나 벌어?”

“많이 벌지. 50만원도 벌고 100만원도 벌고 그때 그때 금사에 따라 다르제”

아고, 200평이나 되는 밭에서 허리가 끊어지게 1년을 일해서 버는 돈이 겨우 100만원도 안되다니.

촌년은 어쩔 수 없다.

커피 한잔에 11,000원 주고 사 먹고, 밥 한 그릇에 50,000원을 주고 사먹으면서.

아무리 비즈니스적인 자리였다 해도 자꾸만 뒷 통수가 땡기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무슨 말을 하려고 이 글을 쓰기 시작했는지 모르겠다.

일을 하다 갑자기 졸려서 어제의 일을 생각하다 쓰기 시작했는데,

잠결에 하는 잠꼬대인 것도 같고.

어쨌든…….

우리 과일 많이 사 먹읍시다.





짱짱 ^*^))// 방글방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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