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새로 나온 메뉴?
저녁을 먹으러 식당에 갔더니 오늘은 일찍 문을 닫을 것이란다.
본격적인 휴가철이라서 손님이 통 없다고 하면서 8시 밖에 안 됐는데 내가 마지막 손님이란다.
음식을 주문 받으면서 “휴가는?” 이라고 묻는 아줌마에게 되물었다.
"그거 새로 나온 메뉴예요?" 맛있겠다며 능청을 떨면서 그걸로 달라고 했다.
아줌마도 갖고 노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근 몇 년 동안 휴가라는 걸 한 번도 못 가봤다.
장난 삼아 한 말이었지만 휴가라는 단어가 어디다 쓰는 단어인지 까먹을 정도로 생경했다.
사실 휴가철인지도 몰랐다.
나름대로 정신없이 바쁠 때 초복, 중복이 나 모르게 지나가버리고 이제 말복 하나 남았다.
후배가 시나리오 계약 건으로 다녀 가면서 하는 말.
“ 삼계탕은 먹을 줄 알죠? 우리 말복은 그냥 지나치지 말자구요!”라고 말하고 갔다.
우리네 하는 일은 한번 일이 시작되면 밤도 낮도 없다가 일이 끝나면 몇 달씩 빈둥대야 하는 직종이다.
일이 없을 때는 말로는 기다림의 예술이니 뭐니 하지만 알고 보면 개점휴업 상태의 백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연히 일이 진행되기 시작하면 거의 노가다나 마찬 가지로 모두들 머리에 새집을 짖고 다닌다.
언제부턴가 늘 놀며 쉬며 빈둥대며 먹고 사는 것이 꿈이 되어 버렸다.
휴가는 고사하고 그냥 집에서 빈둥대기라도 해봤으면 하는 바람이 언제쯤 이루어질는지.
며칠 전에 중국에 보내기 위해 한 장으로 모자라는 이력서를 쓰면서
참참참!!!
일에 치어 산 내 인생의 이력이 불쌍해서 한참을 보고 앉아 있었다.
그래, 여자들이 이래서 시집들을 가는구나.
어쩌면 일하기 싫어서라도 시집을 갈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아니겠지만>이 들었던 스산한 날이었다.
*그런데 시집 간 친구들은 왜 나를 부러워할까?
나는 응수한다.
“니들, 시집 가보니 너무 좋아서 혹시 내가 시집 갈까 봐 배 아파서 미리 선수 치는 것 다 알아!”
짱짱 ^*^))// 방글방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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