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약속 지켰다”
이 대사는 <모래시계>라는 드라마에서 태수가 몰매를 맞고 피범벅이 된 채 친구 우석의 품에 안겨서 한 말이다.
태수는 우석에게 공부를 배우고자 하는데 태수는 쌈을 안 한다고 약속을 하고
우석은 그 약속을 지킨다는 전제하에 공부를 가르쳐 주겠다고 약속을 한다.
태수는 주먹을 꽤 잘 쓰지만 우석과의 약속을 지키지 위하여 동네 깡패에게 끌려가 몰매를 맞으면서도
끝까지 주먹을 쓰지 않는다.
그걸 지켜보던 우석이 죽음을 불사하고 약속을 지킨 태수의 모습에 감동을 받아서
그 이후 그 둘은 친구가 된다.
“나 약속 지켰다”
그렇다.
약속을 지킨다는 일.
참으로 귀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무릇 약속이란 지켜져야 그 진가를 발휘할 진데 여기 지키지 못했지만 아름다운 약속이 있다.
친구의 친구가 있었다.
그들은 고등학교 3년 동안 한 반에서 지내면서 한 약속이 있었다.
대부분 소녀들은 말이 되던 안 되던 소녀적인 감상으로 약속들을 많이 한다.
그 두 소녀는 약속을 했단다.
“우리가 혹시 아담에 죽을 병이 걸린다면 꼭 말해 주기다? 알았지?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그래야만 서로 언제 죽을지를 알고 대비를 할 수 있잖아!”
“그래, 꼭 그렇게 하자”
언제 지켜질지 모를 그런 약속을 한 소녀들은 세월이 흘러 엄마가 되고 학부형이 되고 알콩달콩 잘 살았다.
그러던 어느날.
그 중에 한 친구가 진짜로 죽을 병에 걸린 것이다.
죽어가는 그 친구는 정말이지 자기가 죽을 병에 걸린 걸 꿈에도 몰랐다.
옆에서 그 친구를 바라보던 다른 한 친구는 소녀적에 그 친구랑 한 약속 때문에
너무나 괴로웠지만 차마 말을 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친구는 죽었다.
그 친구는 말했다.
“그때 말 해 줬어야 하는 거니? 넌 죽을 병에 걸렸으니 자기 정리를 해라!라고?”
“음…… 아니, 나라도 할 수 없었을 거야! 잘했어 말 안 하기를”
“아니야, 꼭 그런 것 같지는 않아. 그 친구는 자기가 죽을 걸 몰랐기 때문에 아무런 대비도 없이 죽음을 맞았어.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해봐! 나라면 말이야, 알고 싶어. 그래야 죽음을 맞이하고 생을 정리하지. 그런 시간은 꼭 필요 한 것 같아. 잘 못한 것 같애. 말 해 줬어야 하는 건데. 난 그때 그 친구를 생각한 게 아니라 그 사실을 알고 힘들어 할 모습을 보고 더 힘들 나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애. 결국 나의 이기주의가 한 친구를 자기 정리도 못하고 생을 마감하게 했어”
“음…… 그런 것 같기도 하구나”
“내가 살면서 유일하게 지키지 못할 걸 알면서 지키려 고민을 가장 많이 했고 결국은 지키지 못했던 약속 중에 하나야. 그리고 지키지 못한 약속 중에 가장 가슴이 아픈 약속”
대부분의 의사들은 암으로 죽기를 바란다고 한다.
가장 오랜 기간 자기 삶을 정리 할 수 있는 병중에 하나가 암이라서 그렇다고 한다.
뭐가 뭔지 모르겠다.
그런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난 어떤 죽음을 원하는 것일까?
생을 정리하고 죽고 싶은 것인지.
어차피 죽을 것 아무것도 모르고 죽고 싶은 것인지.
정말이지 요즘은 계속해서 어리버리의 연속이다.
짱짱 ^*^))// 방글방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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