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일하는 피디가 말했다.
“이 인건비에 이런 일을 한다는 것은 스텝들의 노동력 착취예요”
“음……. 그렇게 생각 할 수도 있지만 난 그렇게 생각 안 해. 그들도 뭔가 성취감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에 합류를 했지 절대로 그냥 희생을 하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해”
“그건 감독님 생각이죠!”
“그럴까? 그렇지만 한번 생각해봐. 절대 시간 대비에 대해서. 1년 반을 준비하고 3년 만에 완성하는 작품 금액과 딱 2~3달 고생하고 받는 금액과의 차이를……. 난 별반 차이가 없을 거라 생각해”
ㅡ이 작품은 시나리오 나온지 20개월만에 크랭크인이 들어 가는 작품이다. 스텝을 꾸린지는 한달 정도다ㅡ
“그렇게 따지면 그렇죠? 그래도 꼭 그렇게만 말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내가 그걸 모른다고 생각하니?”
“……”
이렇게 그 피디의 입을 막았지만 진짜, 나라고 왜 그걸 모르겠는가?
날마다 절망과 희망 사이에서 시소를 타듯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느라 가뜩이나 아픈 머리가 더 어지럽다.
감독은 욕심쟁이라지만 스텝들이 고생하는 것을 보고도 못 본 척하고 넘어 갈 수 있는 용기가 생길지는 나조차도 의문이다.
드디어 내일 크랭크인을 한다.
헌팅을 다니는 내내 사고가 없이 끝나길 기도 하면서 도로의 사정이나 상황을 파악하여 사고를 막기 위해 준비를 빈틈없이 하라고 말을 했다.
산소에 가서도 그 기도만 하고 왔다.
엄마, 아부지께 사고 없이 영화가 무사히 끝나야 한다고.
막상 작업이 시작되고 보니 어찌나 준비해야 할 일이 많은지
연출, 제작부는 전체적으로 수면이 부족해서 하나씩 둘씩 몸 상태가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감기약이나 근육통 약들을 준비하느라 했지만 앞으로는 이 보다 더 힘이 들 텐데.
많이 걱정이 된다.
나 역시 으실으실 춥고 온 몸이 뻐근 한 것이 심상치가 않아서 약을 먹고 안마를 받고 하긴 했지만 개운하지 않는 것이 무지 걱정이 된다.
게다가 무시무시한 스케줄을 보고나니 앞이 캄캄하다.
말 그대로 “파워 다이어트 프로그램”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우스개 소리로 조의금을 진짜로 선불로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말까지 나올 지경이니 정말 무지 빡쌘(힘든) 작업이 될 것이다.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작업의 특성상 늘 시간이 모자라는데
이미 각오하고 들어 가는 일이라면 그 결과는 안 봐도 비디오인 것이다.
스텝들에게 말했다.
저 예산 영화는 이 작품 이후로는 하지 말라고.
절대로 저 예산 영화는 하지 말라고.
*****정말 영화를 잘 만들어서 능력있고 착하고 재미있는….고맙고 아름답고 일 잘하는 스텝들에게 약속한 지분이 돌아 가야 할 텐데*****
Duel In Busan 영화제작현장일기
짱짱 ^*^))//방글방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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