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그저,,,그렇게

추억이 되기 전엔.

monomomo 2003. 5. 20. 12:10





기억한다.

어느 해

고속 버스 휴게소 벤취 옆

아직 물 오르기 전 마른 검불에 앉아

아른거리던 봄날의 아지랑이를 바라보던 그날을.

아직도 난 그 곳 그 마른 검불에 앉아 있는 듯한데

그 검불 주변의 나무들과 꽃들이

피고지고피고지고피고지고피고지고

머리엔 흰머리가 그 피고지던 꽃잎 보다 더 많이 피어났다.

삶의 무상함에 지쳐 무념의 세계를 갈망했지만

인연의 끈을 놓지 못하고

결국 여기까지 밀려 온 지금

그립다.

그 생각을 실천에 옮긴이들이.

도대체

무엇이

여기까지 걸어 오게 하였는지

목적은 있었는지

꼭 가야만 하는 길인지

그렇담 왜 이리 힘들게 가야 하는 것인지

쉽게 가는 방법은 없는 것인지

어렵다고 안 갈 것도 아니면서

한 걸음 한걸음 걷는 것이

숨이 가프다.

어차피 홀로 태어나서 홀로 가야 할 길이지만

지치고 힘든 영혼과 육신을

이토록 혹독하게 다루어야만 하는지.

산 너머 산이라더니

가야만 하는 길이 멀기만하고

그것이 꼭 영화여야 할 이유가 있었을까?

수 없이 되뇌이며 자문을 해 보지만

그 답을 내릴 수가 없다.

인생이 수학 공식처럼 대입해서 풀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열심히 하는 것만이 그 해답이니

지금 당장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의 일도 그저 막막 하기만 하다.

그러나.

지나간 일들 중에 안 그런 일이 또 있었던가?

생각 해 보니

몇 년후에 웃으면서 기억 할 추억 하나를

이리도 힘들게 만들고 있는 중인 것 같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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