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중에서-
"하루는 해가 지는 걸 마흔네 번 구경했어"
그리고 조금 있다 말을 이어
"아저씨......몹시 쓸쓸할 적엔 해가 지는 게 구경하고 싶어져......"
"그럼 마흔네 번 구경하던 날은 그렇게 쓸쓸했더냐?"
그러나 어린 왕자는 대답이 없었다.
해가 지는 것을 보기 위해
해질녘이면 바다가 보이는 마을 뒷 동산으로 달음질 치던 시절이 있었다.
그 때는 정말 노을이 아름답게만 느껴졌다.
쓸쓸해서 노을 보러 간 것이 아니고
노을을 보면 쓸쓸해지곤 하던 때.
해거름이면 굴뚝에서 연기 냄새가 피어 오르고
골목마다 밥 끓는 냄새, 시래기국 끓는 냄새가 가득차
노을과 쓸쓸함과 어우러져 갑자기 허기가 지곤 하던 그 때.
간만에 옛날 가요를 들으며
해결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아 머리가 아픈데도
마음 한 가운데가 젖어드는 이유는
진실로 휴식이 필요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일단 오늘 하루만 아무생각 없이 있어 보고 싶다.
어차피 또 내일부터 전쟁같은 나날을 보내야 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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