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한다.
어느 해
고속 버스 휴게소 벤취 옆
아직 물 오르기 전 마른 검불에 앉아
아른거리던 봄날의 아지랑이를 바라보던 그날을.
아직도 난 그 곳 그 마른 검불에 앉아 있는 듯한데
그 검불 주변의 나무들과 꽃들이
피고지고피고지고피고지고피고지고
머리엔 흰머리가 그 피고지던 꽃잎 보다 더 많이 피어났다.
삶의 무상함에 지쳐 무념의 세계를 갈망했지만
인연의 끈을 놓지 못하고
결국 여기까지 밀려 온 지금
그립다.
그 생각을 실천에 옮긴이들이.
도대체
무엇이
여기까지 걸어 오게 하였는지
목적은 있었는지
꼭 가야만 하는 길인지
그렇담 왜 이리 힘들게 가야 하는 것인지
쉽게 가는 방법은 없는 것인지
어렵다고 안 갈 것도 아니면서
한 걸음 한걸음 걷는 것이
숨이 가프다.
어차피 홀로 태어나서 홀로 가야 할 길이지만
지치고 힘든 영혼과 육신을
이토록 혹독하게 다루어야만 하는지.
산 너머 산이라더니
가야만 하는 길이 멀기만하고
그것이 꼭 영화여야 할 이유가 있었을까?
수 없이 되뇌이며 자문을 해 보지만
그 답을 내릴 수가 없다.
인생이 수학 공식처럼 대입해서 풀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열심히 하는 것만이 그 해답이니
지금 당장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의 일도 그저 막막 하기만 하다.
그러나.
지나간 일들 중에 안 그런 일이 또 있었던가?
생각 해 보니
몇 년후에 웃으면서 기억 할 추억 하나를
이리도 힘들게 만들고 있는 중인 것 같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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