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탄 비행기는 덴버를 경유하여 샌디아고까지 가는 비행기였다.
하여, 내가 만일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다면 졸지에 샌디아고까지 갈 수도 있다.
난 정신을 바짝 차리고 깊이 잠들지 않으려고 했으나 너무나 피곤 한 나머지 비행기에 타자마자 골아 떨어졌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눈을 뜨자마자 나는 시계를 봤다.
으~~오 마이 갓!!
내가 탄 비행기는 7시 5분에 덴버에 도착 하기로 되어 있는데 시간을 보니 8시 30분을 가리키는 게 아닌가?
아니 그렇담 공항에서 기다리는 사람은 어찌하지?
난 샌디에고를 가서 어찌하지?
아~~~악!!
순간 나는 머리통을 두 손으로 감싸 쥐었다.
심장이 벌렁벌렁 뛰었다.
옆 사람에게 물었다. 덴버를 지났냐고, 그런데 아니라고 했다.
더 자세한 질문을 할 수 없어 다시 스튜어디스에게 물어 봤다.
덴버를 지났냐고? 역시 아니라고 했다.
그럼 언제 도착을 하냐고 물었더니.
시계를 보여 주며 7시 분이라고 말했다.
아~~~ 맞아…시차…시차가 있었군.
난 뉴욕 시간(덴버와 뉴욕은 시차가 2시간이 난다)을 아직 고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것이었다.
어찌나 놀랐던지 가슴이 아플 지경이었다.
바보…… 라는 표현 외엔 달리 할 말이 없다.
공항에 내려서도 짐 찾는 곳을 못 찾아 결국은 안내 데스크로 갔다.
뭔지는 몰라도 짐 표를 보여주고 찾아야 한다는 시늉을했다.
다행히 할아버지 한 분이 친절하게 안내를 해 줘서 짐을 무사히 찾긴 했지만 이젠 선배 언니가 안 보이는 것이었다.
공중 전화를 찾아 전화를 걸었더니 엔써링 머신이 무라고뭐라고 지껄였다.
난, 나 여기 짐 찾는 곳 10번에 있으니 확인하면 그리 오라고 매세지를 남겼으나 속으로 얼마나 애가 탔는지 모른다.
기차도 아닌 것이 전철도 아닌 것이 하여간 전철 처럼 생긴 것을 타고 어디론가 다른 승강장이 있는지 돌아 다녀 봤다.
그러다 결국 다시 10번 짐 찾는 곳에서 얌전히 기다렸다.
선배 언니는 조금 늦게 나타났다.
구세주가 나타났다 한들 이보다 더 반가울까?
잘하면 국제 미아(아니 어른)이 될 뻔 한 순간이었다.
지금은 덴버 선배 언니네 집, 무시무시하게 피곤하다.
일단 자야겠다.
어리버리 짱짱 덴버에 무사히 도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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