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참 예쁘네요"
으흐흐흐흐<ㅡ(속으로 웃는 소리)
"말을 참 맛있게 하네요"
으흐흐흐흐.
"참 맑네요"
으흐흐흐흐.
듣기 나쁘지는 않았지만 면전에 대놓고 저런 말을 하다니.
거북했다.
죽집 아주머니였다.
선배와 영화를 한편 보고나서 선배가 잘 아는 죽집엘 갔다.
배가 너무나도 고파서 죽만 아니었으면 했었는데.
그런데 죽을 먹다가 내가 실수를 하고야 말았다.
"낙지 죽이라고 있는데요, 아주 맛있어요. 시골에선 상 당하거나 아프고 난 후 입맛 없을 때 특별식으로 낙지 죽을 쑤어 먹거든요."
아~~~그때까지만해도 난 내가 실수 한지 몰랐었다.
"어머 그래요? 언제 한번 쑤어 주세요. 낙지는 사갈테니"
"그래. 새로운 죽 개발도 할 겸, 말 난 김에 즉시 하자고"
선배가 옆에서 거들었다.
먹어만 봤지 쑤어보지는 않았다고 해도 막무가네였다.
이 틀 후 결국 낙지 죽을 쑤었다.
맛이 있다고 난리가 아니었다.
불린 찹쌀에 산 낙지를 넣고 통마늘을 넣고 푹푹 끓인 것 밖에 없는데.
난데없이 그걸 손맛이라고 부추키더니 같이 죽집 하잔다.
험마야. 뭔 죽집?
죽집 하면 잘 할 것 같다나 어쩐다나.
"그러죠 뭐, 하던 영화 망하면 같이 하죠 뭐. 까짓거."
이렇게 넘기긴 했는데 갑자기 슬퍼졌다.
무얼하든 상관은 없지만 엄연히 직업이 있는 사람한테 저런 말을 권할만 하게 보여졌다는 것이.
잠시지만.
그리고 다시 생각했다.
그래, 망하면 죽집이라도 하자.
웃었다.
하루하루가 초조와 긴장의 연속이다.
이번엔 꼭 잘 되야 할텐데.
대박을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무사히 진행되기를.
따뜻하다.
좋다.
나에게도 물오른 봄 기운이 함께 오기를 기대 해 본다.
안 되면 되게하라.
이것이 내가 늘 주장하는 말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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