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오십도 안 돼서 반백을 넘었는데도 염색을 안 하고 다니는 것이 오만이라면
그러고 다니는 사람을 보고 가꾸지 않는다고 뭐라고 하는 것은 편견일까?
그렇게 생각되어지고 보여진다는 것이 세상의 잣대라면
그러거나 말거나로 초지일관 한다는 것은 아집인 걸까?
이 놈의 흰머리가 날 혼란스럽게 한다.
"멋지다"
"그게 뭐니?"
칭찬과 핀잔을 동시에 받으면서 흰머리를 고집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귀찮아서다.
확 백구로 밀어 버릴라고 그랬는데 사방에서 말린다.
"비즈니스 하는 사람이 그러면 안 되지, 남의 이목도 있는데..." 이 말에 그만 약해지고 만다.
<남 . 의 . 이 . 목>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라는 것을 뼈져리게 느낀다.
입에서 군내가 나려고 한다.
무슨 말을 하다가도 귀찮다 느껴지면 " 아무튼 그랬어"로 마무리를 하거나
"좀 그래서...그냥 그랬어..."
이런 식의 말을 알아 듣는 이가 거의 없다.
" 뭣 땜에 그런 말이 나왔는지는 몰라도 그렇더라구. 아 몰라 나도 잘"
게다가 기억력까지 협조를 안 해 주니 원.
기억력이 없다기 보다 아마 기억 해야 할 일이 없을 것 같아 귀담아 듣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걸 또 설명 해달라고 그러면 난감해지니까 그냥 입을 처음부터 닫아 버린다.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아 들을 수 있는 관계.
느낌으로 느껴지는 그런 관계가 그립다.
하여 요즘은
다물고 있으면 곰팡이가 필 것 같고
벌리고 있으면 거미줄이 칠 것 같다.
편견이 싫어서 하는 나의 행동들이 오만으로 보여지는 또 다른 편견을 낳은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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