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의 차이는 정말 무서운 것 같다.
며칠 전 어떤 자리에서 어떤 사람과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뭐랄까 처음부터 어떤 기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은 있었다.
몇몇이 모인 술자리였는데 신청곡을 하고 그 음악에 대해서 감상법과 연대기를 설명하는 걸 보고
참 부지런한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으니까.
난 그냥 귀로 들어서 좋으면 듣는 타입이라 감상법 같은 건 관심이 없었다.
그런 그가 하필이면 내 앞에 앉아 있었다는 것이 나의 불행이었다면 불행이었다.
나오는 곡마다 설명하는데 아~~~~괴로웠다.
그러다가 갑자기 그가 화제를 바꿨다.
죽음에 관해서.
죽음이 두려운 이유가 자기는 -무(無)-로 끝난다는 가정을 했을 때라고 했다.
영혼이 살아서 다른 세상이 있다면 얼마든지 죽는 것이 두렵지 않는데 무로 끝난다고 생각하면 죽고 싶지도 않고 두렵다는 것이다.
이거였구나.
나랑 뭔가가 맞지 않는 이유가.
난 죽음이 두려운 이유는 또 다른 세상이 연결 되어서 살아야 한다는 가정을 했을 때이다.
그리고 지금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는 이유는 죽으면 그걸로 끝이라는 생각을 믿기 때문이다.
죽으면 그걸로 끝, 그래서 두려워 하지 않는데 그럴까 봐 두려워 한다니.
사고의 차이란 정말 엄청난 것 같다.
다른 세상이 있어도 상관 없다.
내가 나인 줄 모르고 산다면.
지금 내가 나 이전의 내가 누군지 모르고 살듯이.
어쨌든 난 죽음이 두렵지 않다.
'그냥,,,그저,,,그렇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일이란다. (0) | 2006.04.03 |
---|---|
오만과 편견. (0) | 2006.03.29 |
그냥, 그저, 그렇게. (0) | 2006.03.23 |
잊기 위하여 혹은 잊지 않기 위하여 (0) | 2006.03.21 |
사랑의 죄악. (0) | 2006.03.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