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왈, 나이가 들면 자신의 몸에 비위를 맞추는 것은 타인의 비위를 맞추는 것보다 훨씬 힘들다고.
날씨에 의해 기분이 좌지우지 되는 것보다 몸이 미리 알아차리고 반응을 보일 때, 나이가 들었다는 것이 느껴진다.
아직 내복도 입지 않고 겨울에서도 집에서는 반팔을 입고 지냈었는데 이즈음 양말을 껴 신게 된다.
바닥이 차지 않아도 왠지 찬기가 느껴지는 것이 온몸으로 한기가 전해졌기 때문이다.
심상치 않은 육체적인 반향이다.
때로, 때때로 특별히 한 일이 없어도
온몸이 젖은 솜뭉치 마냥 무겁게 가라 앉을 때,
마치 멍석말이라도 당한 듯 사방이 묵지근하게 쑤셔댈 때,
마른 기침 하나 없이 콧 구멍에서 단내가 나고
토실하게 살찐 굴 같은 가래 뭉치를 목젖이 얼얼해지도록 밷아 내며 눈이 충혈 될 때
바로 그 때,
아,,나이가 들어감이 비로소 느껴진다.
그렇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감정을 다스리는 것보다 몸을 다스리는 것이 더 어렵다고 느껴지는 순간부터라고 생각된다.
나는 지금 그걸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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