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자신있게 잘 할 수있는 자세 하나 있다면 그건 누워 있는 것이다.
난 특별히 일어나야만 할 수있는 일이 아니면 항상 누워 있다.
눈을 감고 죽은 듯이 누워 있으면 단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고 들린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과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 내가 있었다.
형태를 알 수 없는 작은 점에서부터 시작되서 빨,주,노,초,파,남,보,,각양각색의 샐깔로 변하며 추상화 같은 것들이 보인다.
마치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같은 형상들이다.
온갖 선들과 면들이 엉키면서 무수히 움직이기 시작하면 그만 나는 눈을 떠버리고 만다.
더러는 누구의 눈인지도 모르는 커다란 눈에서 부터 시작해서 점점 얼굴로 모양새를 갖추기도 한다.
한번도 가 보지 않았던 어떤 세계에 있을 때도 있다.
집 안에 있는 모든 시계를 죽여 놓고 냉장고 돌아 가는 소리가 들려 주방 문을 닿고 어쩌다 떨어지는 수돗물 소리까지 들려서 꼭꼭 잠군다.
그래서 밤새 음악을 켜 놓고 자는 이유가 음악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다른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컴퓨터 돌아가는 소리도 싫긴 하지만 그래도 음악 소리에 묻혀 견딜만 하다.
밤에 술을 마시는 이유는 그나마 술을 마시고 잠이 들면 그런 걸 느끼지 않고 잠들 수 있어서다.
그래봤자 고작 두세시간 자는 것이지만 어쨌든 한번 잠이 들면 죽은 듯이 잠을 잘 수 있다.
어쩌면,
아니, 진짜로
그럴지도 모른다.
그런데 정말 그렇다면
그리 할 수 밖에 없다면
그래야만 하고 살아야 한다면
그렇게 하고 살아야겠지.
모를 일이다.
안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고
헌데,
그러거나 말거나
나랑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상관있지.
내 문제니까.
나와 나 사이.
그래도,,,
당췌,
도무지,
그래서 뭘?
이런 얼토당토 않는,
문장이 되지도 못하는 문장들이 이어진다.
뭔지도 모르는 어둠보다 더 어두운 물체가
한기가 느껴질 만큼 오싹한 그 무언가
화~악하고 덮치면
허공에 대고 손을 들어 잡아채 본다.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그리고 눈을 뜬다.
잠들 수 없는 이밤.
똑똑!!
누구세요?
하얀 옷을 입은 천사입니다.
아,,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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