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
그깟 술 몇 잔에/이경림
나는 왜 그토록 취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모를 일이네
집채만한 그리움의 지붕 밑에서 다만
술 몇잔 마셨을 뿐인데, 술
몇잔 속에서 잠시 放聲大哭하였을 뿐인데
취한 것들이 이리 비틀 저리 비틀 하는 꼴
물끄러미 보았을 뿐인데
술 몇잔 속에서
그 지붕 밑, 사람들은
삐걱거리는 나무의자 위에서 기우뚱
이야기를 하거나, 꾸역
술을 마셨네 고함을 지르거나,
남의 살을 구워 먹었네,
노래를 부르거나, 욕지거리를 하거나,
싸움을 하거나, 하거나......했네, 나는 그저 술
몇잔 속에서 그것을 바라보았네
담배연기 속에서, 고기 타는 냄새 속에서,
뿌옇게 흔들리며 흘러다니는 것들
보았네 아비규환의 그리움을
보았네 느닷없는 나의 방성대곡을
보았네 집채만한 그리움의 지붕이
확, 날아갔네
이경림 -그곳에도 사거리는 있다- 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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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이라 생각되던 것들이 진품으로 보인다.
인생이든,
사랑이든,
마음이든.
하잘것없어 보이는 것들에게도 명명하여 이름표를 달아 주고,
옹골차게 닫아 둔 마음도 잠시 풀어헤쳐 열어 놓고,
혹독하게 다그치던 나의 심판자에게도 조금은 관대해진다.
어차피 돌고 도는 세상.
지구도 돌고,
나도 돌고,
열고 보나 닫고 보나 매양 제자리 걸음일지라도,
굳건하게 잠긴 빗장 풀 열쇠라도 쥔 듯
호의적이지 않는 것들까지 다 녹녹해 보이니
설움일랑 묻어 두고 심연(深淵)에서 빠져나와
헤헤실실 거리면서 웃을 수있는
120% 완벽한 절대적인 시간.
취하라~~!!
분명한 건, 이것만이 명징(明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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