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이건 정말 순전히 만약에다.
여적지 그런 일을 단 한 번도 목격한 바가 없으므로.
몸에 따로 입이 달려서 말을 할 수 있다거나 팔 다리가 달려서 팰 수 있다면
아마 난 벌써 죽었을 것이다.
맞아 죽기 전에 시끄러워서.
입이 얼마나 소란스럽게 지껄일 건지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알 것 같다.
-운동 좀 해라~~
-끼니 좀 잘 챙겨 먹어라~~
-술 좀 그만 마셧~!
-담배 좀 작작 폇~!
-넌 잠도 없냐?
-생각 좀 그만 할래?
-너 땜에 내가 못 살겠다. 나도 좀 쉬자 응?
뭐 이런 등등.
그러다 안 되면 뒈지게 팰 것 같다.
다행이다.
다행인가?
어쨌든,
꼬마 때 잔병치레를 많이해서 그런지 커서는 아픈데 없이 잘 산다.
혹여 어디가 아플라치면 편도가 부어 미리 그 조짐을 알려 준다.
그리고 예의 여지없이 오른쪽 코피가 터진다.
그럼 끝이다.
한 이틀 심하게 들볶아댔더니
이젠 괜찮을 거라고 신호를 보내 왔다.
먼지를 모으는 게 취미는 아니지만 특기가 되어 버렸다.
매일 닦아도 눈 돌릴 곳 없이 쌓이는 먼지들을 보면서
저것들은 왜 애정을 주지도 않는데 내 곁에서 떠나지 않을까?
식탁 위도 난리가 났다.
거의 잡동사니 합숙소 같다.
저것들의 제자리들은 도대체 어디였을까?
쭉 늘어 놓고 사는데도 물건 하나 찾으려면 집을 발칵 뒤집는다.
왜 찾는 물건은 꼭 맨 나중에 찾는 곳에서 나오거나
쓰임새가 사라진 후, 엉뚱한 곳에서, (예를 들면 화장실이라거나) 떠오르는지.
어릴 적에 엄마가 하신 말씀 하나가 생각 난다.
"저것이 손 발이 달려 있으니 달고 다니지 만약에 뗐다 붙였다 하는 것이었으면 아마 빈 몸뚱아리만 굴러 다녔을 것이다"
촬영 중에 시나리오에 줄을 달아서 허리춤에 차고 다녀도 잃어버릴 때는 저 말이 딱 맞는 말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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