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그저,,,그렇게

만약에,,,

monomomo 2007. 1. 4. 09:40

만약에,,,이건 정말 순전히 만약에다.

여적지 그런 일을 단 한 번도 목격한 바가 없으므로.

 

몸에 따로 입이 달려서 말을 할 수 있다거나 팔 다리가 달려서 팰 수 있다면

아마 난 벌써 죽었을 것이다.

맞아 죽기 전에 시끄러워서.

입이 얼마나 소란스럽게 지껄일 건지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알 것 같다.

-운동 좀 해라~~

-끼니 좀 잘 챙겨 먹어라~~

-술 좀 그만 마셧~!

-담배 좀 작작 폇~!

-넌 잠도 없냐?

-생각 좀 그만 할래?

-너 땜에 내가 못 살겠다. 나도 좀 쉬자 응?

뭐 이런 등등.

그러다 안 되면 뒈지게 팰 것 같다.

다행이다.

다행인가?

어쨌든,

꼬마 때 잔병치레를 많이해서 그런지 커서는 아픈데 없이 잘 산다.

혹여 어디가 아플라치면 편도가 부어 미리 그 조짐을 알려 준다.

그리고 예의 여지없이 오른쪽 코피가 터진다.

그럼 끝이다.

한 이틀 심하게 들볶아댔더니

이젠 괜찮을 거라고 신호를 보내 왔다.

 

먼지를 모으는 게 취미는 아니지만 특기가 되어 버렸다.

매일 닦아도 눈 돌릴 곳 없이 쌓이는 먼지들을 보면서

저것들은 왜 애정을 주지도 않는데 내 곁에서 떠나지 않을까?

식탁 위도 난리가 났다.

거의 잡동사니 합숙소 같다.

저것들의 제자리들은 도대체 어디였을까?

쭉 늘어 놓고 사는데도 물건 하나 찾으려면 집을 발칵 뒤집는다.

왜 찾는 물건은 꼭 맨 나중에 찾는 곳에서 나오거나

쓰임새가 사라진 후, 엉뚱한 곳에서, (예를 들면 화장실이라거나) 떠오르는지.

 

어릴 적에 엄마가 하신 말씀 하나가 생각 난다.

 

"저것이 손 발이 달려 있으니 달고 다니지 만약에 뗐다 붙였다 하는 것이었으면 아마 빈 몸뚱아리만 굴러 다녔을 것이다"

 

촬영 중에 시나리오에 줄을 달아서 허리춤에 차고 다녀도 잃어버릴 때는 저 말이 딱 맞는 말 같다.

 

 

 

 

'그냥,,,그저,,,그렇게' 카테고리의 다른 글

Blues Company - Crippled Mind  (0) 2007.01.07
동치미 타령.  (0) 2007.01.05
쌔벼 온 찻잔에서 나는 차의 향기  (0) 2007.01.03
나윤선 - 누군가 널 위하여 기도하네  (0) 2006.12.31
규칙적인 생활  (0) 2006.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