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사주팔자(四柱八字)

monomomo 2007. 2. 1. 16:03

 

 

 

四柱八字

네개의 기둥에 여덟개의 글자로 인생의 항로가 정해져 있다는 말이란다.

커허~~

이런 이런.

뭐 이리 말도 안 되는 억지가 있냐 이말이단 말이다.

하여간 어제 내 년월일시로 풀어 본 사주를 주절거려 보려한다.

양팔통

이른바 남자 사주란다.

그렇게 태어났단다.

결론은 안 좋다는 이야기다.

해서 질문했다.

시절이 바뀌었잖아요.

맞는 말이란다.

그래서 평생 일만하다 죽을 거란다.

내 꿈은 노는 건데

참 더러운 팔자다.

것도 꿈이라고.

미혼이라고 했더니

그선생 왈.

잘하셨어요. 그리고 하지 마세요.

만일에 했다면 남편이 이미 죽었거나 이혼했을 겁니다.

다시 한 번 크허헐~~

신앙이 있으시냐고

기독교라고

좋다고

이유인즉은 영혼이 너무 맑고 영해서 신앙을 가지지 않았다면

신 앓이를 하다가 신 내림을 받아서

작두를 타고 요령을 흔들면서 칼 춤을 췄을 것이란다.

칼춤이라,,,

어쩌다 따라간 나이트 클럽에 끌려나가다시피 무대에 오를라치면

그야말로 전신마비가 되는 내가 칼춤을?

상상만해도 끔찍한 일이다.

 

일단 나는 토(土)로 둘러싸여 있단다.

꽃 피고 새 우는 춘 삼월 같은 물 오른 높은 산.

하여 늘 세상을 바라 보는 눈이 하찮단다.

내가 하찮으면 하찮지 세상이 하찮다니,,,

그리고 목(木)과 수(水)가 적절히 있는데

토 3, 목 3, 수 2 이다.

여기서 문제는 금(金)과 화(火)가 없다는 것이다.

저런 인생은 죽 쒀서 개 주는 형상이라는 말이었다.

나를 통해서 남들은 다 잘 되는데 정작 나는 돈을 무지 만지고 벌긴 하지만 창고에 쌓일 틈이 없단다.

헐~~

그래서 팔도를 누비며 여관 밥 먹고 날 밤 새며 뒷 다리가 빳빳해지도록 뛰어 다니며 번돈으로 산 집 두채나 말아 먹었나보다.

어디 그 뿐이랴.

900평짜리 땅도, 300평 짜리 집 지을라고 사 놓은 땅도 다 말아 먹었다.

우수운 위안이 되었다.

판단력, 직관력,이 뛰어나고 정확하고 빠르단다.

그런 애가 돈을 갖다 버려?

현찰로 8천 넘게 떼이고 그 외에도 받을 돈이 근 4천이 넘는데 아무도 갚을 생각을 안 한다.

외려 내가 됫박쌀이라도 사다 줘야 할 형편이다.

달란 전화도 하지 않는다

더 빌려 달랠까봐 겁나서.

지금은 뭐 빌려 달래도 빌려 줄 돈도 없지만서도.

어째 이 대목은 맞아떨어지지 않았다.

주관과 개성이 뛰어나단다.

하긴, 귀는 얇지 않지.

개성?

개성이라면 한 개성 하긴 하지.

다만 그것이 퍼스낼러티가 아니고 도그낼러티라 문제지.

결론은 고집이 쎄다는 말이다.

배짱 두둑하고 중후하단다.

배짱, 좋지.

안 되면 되게하라가 내 생활관이니까.

게다가 물러나야 할 상황이란 거 뻔히 알면서도 일단 밀어부치고 보는 저돌적인 불도저형 아니던가?

-

잠시 새자면 엑스트라 300명 불러 놨는데 비가 와서 가고자 하는 촬영장을 갈 수 없었던 때가 있었다.

그럼 촬영은 펑크가 나고 수 천만원이 한 순간에 날라간다.

그래도 감사에는 걸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천재지변이니까.

헌데, 난 어쨌느냐. 모래를 서너차 사다가 뿌려 길을 만들어서 촬영을 강행할 정도였다.

작가들의 자유로움은 끝 간데가 없다.

한 겨울에 봄 장면을 써 준다.

그때, 난 어쨌냐하면.

비닐 하우스 한 동을 사서 카메라 앵글 안으로 들어 올 만큼 논과 밭에 푸성귀를 심고

소품부 닥달해서 진달래 개나리 만들어내라 족쳐서 길에 심게해서 촬영을 강행했다.

12월에 여름 장면 써 주는 작가도 있다.

그땐 또 어쨌느냐.

배우들 반팔 입혀서 온 서울, 경기 공원을 다 뒤져서 상록수만 있는 곳을 헌팅하게 한 후 찍었다.

심지어 어떤 작가는 모레 방송인데 오늘 원고 넘기면서-쮜리히 공항- 또는 -바그다드 모모 호텔 앞-

이런 장면도 넣어 준다.

그때도 물론 찍어낸다.

일단 자료를 수집해서 세계 어느 나라든 그 나라 글자가 쓰여진 소품을 준비해서 그 나라 비스무리한 분위기를 만든 후 찍는다.

프라자 호텔 귀퉁이나 회전문을 찍은 후 자막을 넣으면 그냥 저냥 넘어 간다.

그래도 찔리는 게 있었는지 우리끼리 농담을 한다.

"알아보면 어떡하지?"

"아니 그 호텔 회전문이라고 뭐 별 다르겠어? 달라봤자지 뭐. 그리고 알아 보는 놈 있으면 나와보라 그래. 눈깔을 확 뽑아 버리지."

진짜로 나타나면 눈깔을 뽑지도 못 할 거면서 입만 살아서 큰 소리만 쳤다.

다시 말해 순 사깃꾼이었다.

36박 37일을 하루도 쉬지 않고 촬영을 한 적도 있었고

잠 안자고 68시간을 촬영 한 적도 있었다.

짧으면 5박 6일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 사방천지로 끌고 다니면서 촬영을 하던 시절

어떤 스텝이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어제 집에 갔는데 말이야, 우리 애가 이 아삐를 못 알아 보더라구."

그땐 쫌 찔렸지만 어쩌랴,,내 하는 일이 그런 것을.

그때, 난 첫째, 시청자와의 약속을 가장 우선시 했을 때니까.

그 짓거리가 싫어서 때려쳤지만.

밥 굶기는 건 다반사라서 할 말도 없다.

독종이었다.

무식한건지 배짱이 두둑한 건지 군말없이 순순히 따라 준 분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  

중후,,,정확한 뜻은 모르지만 이 덕대에 안 중후하면 어쩌라고.

가장 문제인 것은 이상과 꿈이 너무 고고해서

현실과의 갈등이 심해서 늘 힘들 거란다.

고고는 무슨?

영화쟁이라함은 술상에서 젓가락만 안 두드린다 뿐이지 이른바 화류계 인생인데,

내 흔히하는 말로 갈보같은 인생인데 뭔 고고?

의리가 있단다.

한 번 옳다고 생각하면 죽어도 뜻을 굽히지 않는

쉽게 설명하자면 조폭 기질이 있단다.

허~~

조폭이라니,,,

때리는 거 일생에 조카 두번 때려 본 거 외엔 그 쪽으론 전혀 문외한이거니와 취미가 없는데.

하긴 누가 취미로 때리겠는가만.

마음에 사람을 두면 절대 내치지 않는다는 부연 설명을 해 줬다.

맞는 말이다.

 

어쨌든, 그래서 어찌 살까요? 라고 물었다.

가장 어울리는 직업은 성직자지만 지금 살던대로 살면 된단다.

크~~

딱 중질이나 하면 어울릴 인생이군.

그러지 뭐.

뭐 달리 살 줄 아는 것도 없고.

서울이 싫은데 어디서 사는 것이 좋겠어요? 또 물었다.

따뜻한 남쪽 섬.

헉~~!

너무 놀랐다.

내가 늘 부르짓던 말이었다.

구체적으로 어디? 곧바로 물었다.

이를테면 제주도나 뉴질랜드 같은 곳요.

헉~~!

저 또한 내가 생각하고 있었던 곳인데.

혹시,,,춘천은 어떤가요?

즉각 답이 나왔다.

방점을 찍듯 단호함이 서려있었다.

안. 돼. 요.

훔,,,시집 갈 때 고모도 저 시집 가는 데 따라 가면 안되겠냐고 하던 철부지 조카가 살고 있다.

이번에도 와서 전세금 빼서 거기다 집 사면 안 되겠냐고 징징 거렸다.

고속 철도가 완성되면 서울하고 한시간도 안 걸린다면서.

혹시 도화살 같은 건 없나요?

꼭 해보고 싶은 질문이었다.

전혀~ 단 한개도. 공방살만 그득하네요.

복주가리도 없지.

어쩐지 일생에 자고 싶은 사람이 없더라니 것도 팔자였네.

그럼 오래 사는지는 좀,,,

무지무지 오래 삽니다.

헉~~~!!

큰일이다.

정말 박복하구나.

심지어 오래 살기까지 한다뉘.

걱정이 태산 같아졌다.

 

내 전생은 파계승이었단다.

그래서 반 도사란다.

 

빼갈을 마셨다.

지금 일어났다.

아직도 입에서 빼갈 냄새가 가시지 않았다.

주신에게 혼나고 있는 중이다.

어리버리어리버리.

이상 공식적으로 일생에 처음 본 사주팔자 이야기 주절주절 끝.

 

입 속을 뱅뱅 돌면서 못 물어 본 말 하나.

혹시 십자가를 버리고 칼 춤을 추면 돈 많이 버나요?

많이 번다면 잠시 작두를 타서 돈을 벌어 영화나 제작해볼까~~하는데.

차마 못 물어 봤다.

다른 사람과 비교해 본다면

아주 희귀한 팔자란다.

뭐든 닥치는대로

팔자려니 하고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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