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이티 이야기.

monomomo 2007. 2. 7. 12:12

글쎄,,

어디 언론이나 이런 곳에서 공식적으로 다뤄진 적이 있었는지는 모르나

우리 동네-연극쟁이, 영화판, 음악하는 사람들, 방송계-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사람이다.

우리네에게 이른바 이티라고 불리워지는 사나휘.

이젠 제법 나이도 들었겠지만

그 사나휜 이 땅에서 열리는 모든 공연을 휘어잡고 있다.

잘났든 못났든 모든 공연장을 다 다닌다.

것도 무료로,

게다가 밥도 같이 먹으면서,

심지어 티셔츠도 얻어입고 마치 스텝처럼 행동한다.

특히 콘써트하는 무대는 그가 누구던지 올라가 마이크 빼앗아 노래도 부른다.

어디 사는지,

이름이 뭔지,

무얼 하는지,

글세 나만 모르는 것만은 아니리라.

거기에 대해 언급하는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우리 동네 사람들.

아무도 그를 미워하지 않는다.

술자리서 한번쯤은 남정네들 군대 이야기처럼 한 순배씩 안주처럼 튀어 나오는

이티.

그런 이티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우리 동네 사람아닌 사람들은 잘 모를 것이다.

 

-술이 안 깨서 그런지 가뜩이나 안되는 문맥이 이어지질 않눼-

 

어제 술자리에서 그 이티 이야기가 또 나왔다.

 

-일단 좀 자고..다시 써야겄눼,,졸리~~~자다가 까무금 말공-

 

무슨 말인가가 오고가다가,,,어느 술자리나 거의 비슷하겠지만 처음엔 한 사람이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들도 다 집중을 해서 듣다가 나중엔 말하는 이도 듣는이도 제 각각이 된다.

선배가 와이담을 시작했는데 난 다른 사람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때, 웃음 소리가 깔깔깔깔 들려와서 고개를 돌리니 난리 굿도 아니었다.

내가 멍한 표정으로 보고만 있었더니 처녀는 못 알아 들었나보다고 놀린다.

그게 아닌데,,,

다른 이가 말을 이었다.

내숭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티가 있던 어느 자리서 누가 와이담을 했다.

조개에 관해서-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속칭 여자의 생식기를 그리 부른다. 

그 이야기를 열심히 듣던 이티 왈.

조개는 부산이 제일 맛있어. 그 말에 사람들이 박장대소를 하고 웃었는데 어떤 내숭녀가 이어 받아치기를,,,원래 부산에서 조개가 다 올라 오지 않나? 였단다.

이에 웃음이 싹 가시고,,,

말인즉은 내가 내숭을 까느라고 웃지 않았단다.

크헐~~난 다만 못 들었을 뿐인데,,,나도 자리를 펴면 한 와이담 하는 사람인데 뭔소리?

어쨌든

여기 몇몇 와이담을 옮겨 본다.

 

말(뛰는 말)에 관한 이야기다.

어떤 말이 부인이 죽어 다른 말들이 문상을 왔다.

-드릴 말이 없네요

-할 말도 없습니다.

이후, 그 말이 이 말 저 말을 할 말과 안 할 말을 구분 못하고 하고 돌아 다닌다는 소문이 났었다.

아~~이 마지막 대사를 까먹었다.

어쨌든 난잡하게 놀았다는 이야기인데 마지막 댓구가 압권이었는데,,,쩝.

또, 많이 들었는데 다 잊어 먹었다.

적어 왔어야 하는 건데.

 

어느 해인가 김현식 공연을 갔다.

여지없이 이티가 나타나서 김현식씨가 노래를 부르는데 마이크를 빼앗아 노래를 불렀다.

말리는 이도 없고 또 김현식씨는 옆에서 박수를 치고 좋아라 했다.

건반을 하던 허성욱씨가 살아 있었을 때였는데 당시에 피아노를 치다가 "인궈니혀엉~~혀엉~~"을 부르면서 피아노를 치다말다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당시에 마약을 해서 취한 채 피아노 앞에 앉았던 것으로 짐작 된다.

그 날밤 김현식씨와 친구 집에 가서 술을 진탕 먹었다.

그때 이미 병을 앓고 있었는데,,,

김현식씨도, 허성욱씨도 모두 갔다.

하지만 이티는 살아있다.

지금도 어느 공연장에서 또 진두 지휘를 하고 있을 것이다.

참고로 이티는 야아깐 정상이 아니다.

생긴 것도 그렇지만 말도 어눌하고 그렇다.

조개는 부산이 제일 맛있어라고 말 할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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