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특이한 겨울이었다.
겨울 같지도 않는 겨울이라고들 말했지만
내게 있어선 내내 추운 겨울이었다.
계절과 무관하게 내복은 고사하고 집에선 늘 기초 의상만 입고 지냈는데
가끔씩 몸이 펄펄 끓을 때면 더욱 더 추웠다.
한 겨울에 촬영을 하면 사람들이 내 겨드랑이에 손을 넣거나 내 손을 잡고 손을 녹일 만큼
손 발이 너무 뜨거워서 이불 밖으로 꺼내 놓고 잘 정돈데
특히 더운 곳에선 잠도 못 자는 내가 겨울 내내 양말을 줏어 신었다.
신기했다.
정말 갱년기인가?
아님 체질이 변한 건가?
쪼이는 건 뭐든 못 입는다.
목 쪼이는 폴라티, 발목 쪼이는 양말, 그리고 스판덱스 의상들.
딱 맞아야 좋다는 신발조차도 한 두 사이즈 더 큰 걸로 신는데
모르긴 해도 내년엔 몇수 메리 뭐 이런 쪼이는 내복을 장만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참는다는 것.
그것은 가슴에 돌 덩어리를 하나씩 덧 얹어 놓는 일처럼
늘 무겁고 답답하다.
그래도, 참아야 한다.
그 부분에 관한 한 대가가 아니던가.
그런데
무엇을 위해서지?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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