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러는 걸까?
갑자기 숨 쉬기가 힘들다.
목울대를 무겁게 조이는 듯하다.
침대에 누워보다 거실에 가서 누워보다 별짓을 다해봐도 안정이 안된다.
양 손을 어깨 위로 올리고 쥐락펴락 거리면서
안방으로 주방으로 베란다로 돌아다녀 본다.
잠시 숨어있던 허무감이 덮쳤다.
뭔지 알게 된 건 알게 된 것이고 여전히 허무한 건 허무한 것이다.
하고 싶은 것도 없고
먹고 싶은 것도 없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정말 갑자기 왜 이러지?
이럴 때 나는 겁이 난다.
시원을 알 수 없이 덮쳐오는 이 무기력함.
아,,,하고싶은 것이 생겼다.
간만에 죽고 싶어졌다.
죽을 만큼, 죽도록, 이러다 죽을 것 같은,,이런 것이 아니라
죽고 싶어졌다.
있는 듯 없는 듯
먼 듯 가까운 듯
이 잡히지 않는, 아니 잡을 수도 없는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를 이 무정체의 늪.
구리스가 온 몸에 달라붙어 찐덕거리는 듯한
점액질의 어둠 덩어리가 옭죄 온다.
아~~~~~~~
둥둥 떠다니는 듯한 진공의 상태
재 조차도 남김없이 사라질 수 있다면,,,
날씨만큼이나 을씨년스러운 시간을 죽이며
오늘 하루를 버텨 낼 걸 생각하니 끔찍하다.
잠시의 평온함은 대체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이 와중에 배는 오질나게 고파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