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도 될까말깐데 왜 하필이면 나하고 싸워야 하는지.
이거야 나원 참.
화두를 붙들고 앉아 있는데 가도가도 오리무중인 상태로 오전을 보내고 점심 공양을 마친 후
막말로 "쌩지랄날리염병"을 떨고 있다는 기분이 순간 들었었다.
이를 두고 자기와의 싸움이란다.
월래볼래 <응가>에 문제가 없긴 하지만
지난 4일부터 지금까지 차려 놓은 밥, 떠 먹기만 하면 되는 생활을 한지 어언 8일째.
됴타.
것도 그냥 됴은게 아니고 무좌게 됴타.
심지어 내가 좋아하는 뱀 나올 것 같은 식단이 무척이나 맘에 든다.
일반 식당에 흔히 있을 법한 멸치 꼬래비 하나 없이 비린 것 없는 식단.
무 나물, 무 국, 무 채무침, 깎뚜기.
허~~
말인즉은 어찌 아니 <응가>가 나쁘게 나올소냐 이말이다.
두서가 없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일단 주절 거릴 거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자기와의 싸움을 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여러번 싸워 봤다.
그런데 좋지 않았다.
모든 주어진 일을, 감성적이든 이성적이든 좋다와 나쁘다 이 두가지로 변별하는 습성이 있는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자기와의 싸움.
기억컨데 그 첫번째는 아마 마라톤이었을 것이다.
정신과 육체가 동시에 싸웠던 것이라면.
그 이전 것은 싸우긴 했겠지만 알지만 모르고 있다거나 기억에도 없을 만큼 절실하게 싸워 보지 않아 잘 모르겠다.
42쩜195킬로 가운데 38킬로미터 지점에서의 그 절망감이란 지옥이 따로 없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로서는 그 지점에서 앞으로 나갈 수도 그렇다고 포기 할 수도 없었던 마의 지점이었다.
다행히 극복하고 완주하긴 했지만 자랑스럽거나 뭐 그렇지도 않다.
미련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가끔씩 사람들은 그런 미련한 짓을 하고 자랑스러워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물론 내가 그 대표적인 케이스일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난 두번 다시 마라톤을 뛰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한 순간이었다.
해보고서야 알게 되었다는 것이 안타깝긴 하지만 체득하지 않는 이상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싶어 또 자위한다.
그리고 가뭄에 콩 나듯이 하는 산행 할 때다.
어차피 내려 올 걸 왜 올라 가는지,,,올라 가면서도 미스테리야 미스테리야 그러면서 올라간다.
에비타라는 뮤지컬 작품 중 나오는 노랫말에 이런 구절이 있다.
정상에 올라 어쩌고 저쩌고(까 묵었다) 내려다 보니 뭐 그렇더란 내용이다.
어쨌든 산행 역시 내겐 정신적 육체적 자기와의 싸움 중에 하나이다.
마지막으로 사우나에서 시간 보내기다.
테니스를 치고 나서 수영을 한 뒤 물 먹은 솜처럼 무거워진 몸을 이끌고 사우나 실에 앉아 있으면
거꾸로 뒤집어 놓은 모래시계가 다시 되돌리고 싶을 만큼 그 시간이 가지 않는다.
그 때 또 나는 정신적 육체적 자기와의 싸움을 한다.
그 미칠 것 같은 시간들.
그러나 미쳐지지 않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지나쳐 보내지 않으면 안 되는 시간들이다.
나머지는 사실 잘 모른다.
워나아아아기 싫어하는 일은 잘 안하는 관계로다가.
여기서 잠깐.
그런데 내가 왜 그런 일을 하면서 나랑 싸우냐 이 말이단 말이다.
거기에 의문점이 생겼다 이말이다.
사지육신 멀쩡한데 멀쩡한 것 같지 않는 사고를 가지고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말이단 말이다.
무엇이?
어째서?
어드렇게?
등등등.
이 끝도 없는 의문점이 날 또 미치게 했다.
그놈이 누군지, 어드런 놈인지 알고 싶어졌다.
내 맘을 내 맘대로 할 수 없고
내 맘인지 넘의 맘인지도 모른채 끄달리고 시달리는 이넘의 그 정체가 궁금해졌다.
나야 원래 지식에 관한 한 아는 게 없어 할말은 없지만
혹시라도 지혜라면,,,아님 뭐 현명 비스끄리무리한 거라도 사유하고 싶어설랑
내둥 온갖 발버둥을 쳐보고 난리 블루스를 다 쳐 봤지만
끝없이 이어지는 사념들이 나를 괴롭힌 관계로다가 결국은 후렴구처럼 도돌이만 계속해 왔다.
행인지 불행인지 아직은 결론을 내릴 단계는 아니지만
우야둥둥 그런 문제들이
계절의 여왕이라 일컬어지는 화창한 봄날 5월에
시멘트 콘크리트 사방 벽으로 맹글어진 방에 앉아 이뭣고? 를 하고 있게 만드느냐 이말이다 말이다.
쓰바르~~
단말마의 고통,
탄탈로스의 목마름,
시지프스의 시련,
뭐 이런 것들이 있다.
사람들이 가끔 절대절명의 상황에서 곧잘 비유하기도 한다.
모르겠다.
그런 것 같은 느낌이고 짐작일 뿐이지 정작 딱히 맞아 떨어지는 상황에 있어봤는지는.
그러니까 미칠 것 같은이거나 죽을 것 같은,,,,같은이라는 말이다.
그 같은을 동일선상에 두고 생각을 해서 지레 짐작해서 고통스러워하는 바보같은,,,,쩜쩜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