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
친구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어제, 보통은 회의 시간엔 항상 핸드폰을 꺼 놓는데 어찌어찌 잊고 끄지 않았다.
회의 도중 문자가 왔다.
핸드폰을 끄기 위해 황급히 꺼내 보는데
"ㅇㅇ 의 딸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갔습니다......"
갑자기 눈물이 치솟았다.
친구, 그 딸 때문에 했던 지난 고생을 알기에 어떻게 위로를 해 줘야 할지 몰랐다.
친구의 딸, 고2까지 전교 1등을 하며 프로듀서의 꿈을 키우며 착하고 이쁘게 자라나 친구에게 행복을 듬뿍 주던 아이였다.
그런데 그만 백혈병에 걸렸다.
친구는 나름대로 잘 나가는 작가였다.
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드라마를 썼고 나이가 같은지라 맘 터 놓고 지내는 친구가 되었다.
친구는 한참 일할 나이, 딸은 한참 꿈을 키워 나가던 꽃다운 나이였다.
4년 전이었으니까.
골수가 맞는 것이 없어서 기다리는 동안 항암 치료를 하는데
친구도 같이 무균실에서 지내면서 기도하고 기도하고 또 기도를 하고
그 때 어찌나 눈물을 쏟아냈는지 눈물이 마를 지경으로 흘렸다고 한다.
어찌 어찌 제대혈 이라는 본인의 골수를 추출해서 이식을 하고
기다리는 동안 재발이 되서 입원하고 퇴원하기를 반복하기를 계속하다가
일본, 대만, 홍콩, 중국에서 연계가 되어 있는 사람들 중에 아무도 골수가 맞지 않아 거의포기를 하고 있었는데
성덕 바우만이 미국에서 골수를 찾느라고 조사해 놓은 것 중 다행히 한국 사람 것이 맞는 것이 있어서
어찌어찌 골수를 이식 받아 수술을 하고 많이 호전되어 기뻐했었었는데.
경비도 자그마치 2억이 넘었단다.
이젠 다시 드라마를 쓰겠노라고 나와 기획하고 이야기 하고 그러던 중이었다.
재발이란 놈.
재발은 곧 포기와 이어지게 하는 놈.
무서운 놈이었다.
둘째 딸이 늘 힘들고 지친 친구에게 힘이 되어줬단다.
본인도 힘들텐데 언니한테만 매달려 있는데도 불만 없이 잘 자라서 올해 외국어 고등학교에 들어 갔다.
둘째 딸이 언니가 골수 이식을 하고 힘들어 하고 우는 친구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기를
"엄마, 언니는 정말 행운아야. 분명히 잘 될거니까. 그런데 그 잘 된것이 이런 저런 고통없이 일궈 낸 것보다는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경우가 더 훌륭한 것이잖아. 그런데 엄마는 왜 자꾸만 울고 그래. 하나님이 언니를 이렇게 사랑하시는데. 웃어야지"
그 말이 더 아팠단다.
너라고 해서 왜 엄마의 손길이 필요하지 않았겠냐만 언니의 상황을 알기에 응석한번 피워보지 못하고 혼자서 해내느라 작은 딸이 했을 고생을 생각하니 더 가슴이 아프더란다.
그런 애가 위로까지 해 주니 눈물이 더 쏟아졌다고 한다.
그런데 딸이 이제 골수 이식도 하고 했으니 강의도 나가고 드라마도 써야겠다고 의욕을 보이던 친구였었다.
보내는 마음이야 어느 자식이라고 아픈 것이 덜하고 더하는 게 있을까만은
스무살이 넘도록, 게다가 지난 4년을 올곳이 함께했던 친구를 생각하면 뭐라고 위로를 해 주어야 할지
문상을 가서 그 친구 얼굴 볼 생각을 하니 겁부터 난다.
아이야.
그 동안 사느라고 수고 많았다.
이젠,
아픔 없는 그곳에서 편히 쉬거라.